美 금 본위제 폐지 50년…금 장기 수익률 주식·채권보다 낮아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도 변동성 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오는 15일이면 미국이 금 본위제를 폐지한 지 50년이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0년을 돌아본 결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금의 기능은 뚜렷하지 않고, 장기 투자 수익률도 주식과 채권에 비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1971년 8월15일 당시 가장 인기있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보난자(Bonanza)' 방송을 중단시키고 달러의 금 태환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닉슨의 선언 이전까지 미국은 금 1온스를 35달러로 교환해줬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 전쟁을 수행하면서 재정적자가 늘고 있었다. 달러 발행량이 크게 늘었고,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한 미국 국채 보유국들은 잇달아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줄 것을 요구했다. 미국의 금 보유고는 빠르게 줄었다. 금 보유고가 줄면서 부도 위험이 커지자 닉슨 대통령은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국이 금본위제를 폐지한 뒤 몇 년간 물가는 치솟았고 금 가격도 올랐다. 물가 상승에도 금이 가치를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금의 매력이 부각됐다.
하지만 듀크대의 캠벨 하비와 클라우드 어브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일 뿐이다. 하비와 어브 교수가 말하는 장기간의 기준은 1세기 이상의 기간을 뜻한다. 단기적으로는 금도 다른 자산과 큰 차이 없이 가격 변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미국의 물가가 치솟았을 때 금 가격은 되레 하락한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1975년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25%에 육박했을 때 금 가격은 되레 하락했고, 1981년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12%를 기록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50년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금 가격의 상관 관계는 1~8.4의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이 수치가 높을스록 금 가격이 CPI에 연동해 많이 오른다는 의미다. 최근 CPI와 금 가격의 상관관계 지수는 6.5이며 이는 지난 50년 평균인 3.6의 두 배에 가깝다.
금의 투자 수익률도 다른 자산과 비교해 매력적이지 못 하다. 금 가격은 1971년보다 50배 올랐다. 하지만 장기 수익률은 주식에 비치지 못한다. S&P500 지수는 1971년 이후 연 평균 수익률이 11.2%에 달하지만 금 수익률은 8.2%에 불과하다.
게다가 8.2%의 수익률은 금 태환 폐지 발표 뒤 10년간 금 가격이 많이 오른 영향이 크다. 초기 10년 을 빼고 지난 40년 수익률만 따지면 금의 연 평균 수익률은 3.6%로 뚝 떨어진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12.2%, 미국 채권은 8.2%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서 기능도 뚜렷하지 않고, 장기 투자 수익률도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에 향후 50년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고 WSJ는 진단했다. 특히 하비 교수는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금은 전례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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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올해 디지털 금으로 추앙받으며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되레 하락하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은 가상화폐는 투기 수단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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