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상반기 실적 희비

올 초 햇반·컵반 인상한 CJ
매출상승…3분기도 성장세
SPC삼립 영업익 61% 올라

원가 급등에도 동결한 라면
농심·오뚜기 모두 하락세
실적 개선 쉽지 않을 듯

가격 올린 밥·빵 ‘+’, 동결시킨 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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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2분기 식품업계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치솟은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한 기업과 그러지 못한 기업의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다. 하반기에도 원자재 가격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돼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못한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가격 인상했다면, 2분기 실적도 선방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2분기 실적 전망은 밝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며 식품 수요가 높아진 데다 올해 초 햇반과 컵반의 가격을 6~7% 올리며 매출과 영업이익의 규모를 모두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 상승한 3조6458억원, 영업이익은 13% 상승한 3419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로 식품 사재기 수요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실적이다. 이달에는 스팸을 포함한 육가공 식품 가격도 약 9% 인상해 3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양산빵 20여종에 대한 가격을 약 9% 인상한 SPC삼립도 2분기 좋은 성적표가 예상된다. SPC삼립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9% 오른 675억원, 영업이익은 61.1% 크게 오른 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원자재 가격 급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햇반과 컵반의 주재료인 쌀 가격은 지난해 급등하기 시작해 20kg 기준으로 처음으로 6만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약 25% 비싼 가격을 반년째 이어오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도 연일 상승세다. 국제 밀 가격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t당 밀 가격은 246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팜유는 더 큰 폭으로 올라 2008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지난달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70%까지 치솟았다.


‘전전긍긍’ 라면업계

밀과 팜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상반기 제품 가격 인상을 하지 못한 라면업계의 2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원가 부담에 1분기 실적이 뒷걸음질친 라면업계는 2분기 코로나19로 인한 기조효과까지 겹치며 더 큰 실적 후퇴가 예상된다.


농심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 감소한 641억원, 영업이익은 53.5% 감소한 19억원으로 전망됐다. 농심은 5년째 주력 제품인 ‘신라면’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진라면’ 가격을 13년째 동결 중인 오뚜기 역시 2분기 전망이 어둡다. 오뚜기의 2분기 매출은 3.1% 상승한 660억원, 영업이익은 24% 하락한 40억원으로 전망된다. 삼양식품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7%, 34.8% 하락한 164억원, 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라면’ 역시 2017년 이후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라면은 유독 ‘서민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 오뚜기는 올해 초 진라면 가격 인상계획을 발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오뚜기는 라면 가격 대신 컵밥의 가격을 인상하며 실적 하락을 최소화했지만 주력 제품인 라면 가격이 13년째 동결돼 있어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


라면은 원재료비가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60%에 달해 결국 하반기 중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 사이에만 원재료 가격이 30% 이상 올라 라면 가격의 최소 10% 이상의 인상 요인이 발생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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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라면업계 관계자는 "라면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업계 모두가 공유하고 있지만 결국 누가 ‘총대를 멜 것인가’가 문제인 상황"이라며 "원가 부담으로 하반기 중에는 모두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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