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비리 횡행]형평성 따지다 갈 길 잃은 연구자권익보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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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월 출범시킨 연구자권익보호위원회는 올해부터 시행된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 따라 연구자 권익보호와 제재 처분의 적절성 검토 등의 목적으로 설치됐다.


문제는 구성상 대학교수 등 기성 연구자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고 정작 피해를 보고 있는 학생연구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곳은 없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총 96명으로 구성됐는데, 대학교수 등 과학기술분야 연구원이 50명으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변호사·회계사 등 관련 전문가 42명, 과기정통부·산업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등의 국장급 공무원 4명 등이다.

이들은 연구개발 수행부처로부터 참여제한 등의 제재 처분을 받은 연구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제재 처분의 적절성을 재검토한다. 위원회는 연구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 수준이 부처별로 차이가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 이의 제기를 하더라도 동일한 주체(해당부처의 제재처분평가단)가 재검토를 하게 돼 있어 공정성과 방어권 보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신설됐다. 예컨대 ‘연구개발 수행포기’에 대한 참여제한 기간은 과기정통부·산업부의 경우 3~4년의 처분을 받지만, 중기부의 경우 1~2년밖에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66%)이었다.


공무원 징계의 경우 자체적인 절차 외에 소청심사위원회를 둬 따로 한 번 더 재심 절차를 둔 점과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됐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연간 1000건 정도 되는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련 제재 조치 중 이의제기 건에 대해 객관적으로 재검토해 공정하고 일관된 제재 처분을 통해 부정 행위를 방지한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그러나 대학교수, 정부 출연연 소속 책임연구원 등 기성 연구자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실무를 맡은 소위원회는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7명이 출석해 징계 감경 여부를 심사하는데 4명은 대학교수 등 기성 연구자들이다. 과반수로 자신들의 입맛대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정작 연구 비리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학생연구원들의 참여는 배제돼 있다. 또 설치 목적상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이 적용된다. 즉 원래 소속 기관이 내린 징계 조치보다 더 심한 징계는 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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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징계 대상자들이 소속된 기관에서는 감사 등을 대비해 최대한의 징계를 내리는 경향이 있고, 행정 소송의 패소 등에 따른 행정력 낭비를 막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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