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NS하는 피고인과 밖으로 새는 공소장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을 위법하게 금지시킨 혐의로 기소된 이규원 검사의 ‘장외변론’이 뜨겁다.
계정을 만든지 일주일 밖에 안된 페이스북에 재판과 관련된 주장, 개인적인 소회 등을 적었다. 같은 사건으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재판에 넘겨지고 공소장이 유출돼 논란이 됐던 그날부터였다. 이 검사는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으로 SNS를 하고 있다. 공소장 유출 등으로 자신에게 불리해질 수 있는 재판과 여론을 염려해 생각한 방책이 SNS였을 지도 모르겠다. 이 지검장의 공소장에는 이 검사가 받은 혐의 내용 일부도 적시돼 있다.
이 검사 말고도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주요 사건 피고인들의 SNS 활동은 흔한 일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재판 기간 피고인의 SNS활동을 보는 법조계 시선이 고울 리 없다. 판결을 내릴 재판장으로선 법정서 해야 할 말을 SNS에 올리는 피고인을 좋아할 수 없다. 지난해 8월20일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을 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정 교수와 공범으로 지목된 조 전 장관이 "(SNS을) 주의,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에선 SNS에 글을 올리는 피고인들의 심정을 이해해야 한다거나, 공소장이 유출되고 피의사실이 공표되는 현실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검찰 수사나 재판 전후에 피의사실이 공표되면 해당 피고인은 판결을 받기도 전에 죄인으로 낙인이 찍히는 현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낙인이 찍힌 후에는 재판은 여론에 휩쓸려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진행된다. 이 경우 피고인은 방어권 등 각종 권리를 침해 받을 수 있다. SNS는 이 때 피고인이 믿고 기댈 수 있는 구석인 셈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SNS활동 이면의 근본적인 문제는 고쳐야 한다. 이는 진영과 조직을 막론하고 모두가 공감하고 유출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1일 공소장 유출 문제에 "위법 소지가 크다고 본다"고 했다. 조남관 대검 차장(검찰총장 직무대행)은 검찰 간부들에게 수시로 "피의사실 공표에 유의해달라"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