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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 실종 당일' 한강 입수 목격담…사건 해결 실마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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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일행 7명 목격자 조사
"응급 상황이 아니라 생각해 신고는 하지 않아"
경찰, 현장검증 마쳐…입수자 신원 파악 중

온라인에선 확인되지 않은 정보 퍼져
"억측·단정적 표현 피해야"

전국에 비가 내린 1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우산을 쓴 채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전국에 비가 내린 1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우산을 쓴 채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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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과 관련해 실종 당일 신원미상의 남성이 강물에 입수하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가 나왔다. 하지만 현재까진 이들이 봤다는 남성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아 경찰은 신원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입수자 본 낚시꾼 "첨벙하는 소리와 '아, 어' 소리"=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4시 40분께 낚시를 하던 일행 7명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한강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봤다는 제보를 받고 관련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목격자들은 지난달 24일 오후 10시께부터 다음날 오전 5시께까지 입수 추정 지점인 수상택시 승강장 주변에서 8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낚시를 하던 일행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달 12일부터 14일까지 목격자들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목격자 7명 중 1명은 불상의 남성이 입수하는 시간을 오전 4시 40분께로 특정했는데 그는 오전 4시 33분께 잠수대교와 한남대교의 야경 사진을 찍었고 낚시를 그만하기 위해 담배를 하나 피운 뒤 무릎까지 잠긴 사람을 봤다고 진술했다. 담배 피우는 시간이 대략 5분으로 생각해 오전 4시 40분께 입수자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한 명은 머리스타일과 체격을 보고 입수자가 남성이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들이 목격한 입수자가 서 있던 곳은 친구 A씨가 오전 4시 20분께 마지막으로 잠든 채 발견됐던 장소와 약 10m 거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제보의 신빙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달 17일부터 18일까지 현장 조사도 진행했다. 목격자 중 5명은 남성이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강변에서 수영하는 것처럼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직접 봤고, 2명은 "물이 첨벙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 어'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경찰은 실종 시간과 비슷한 시간대에 목격자들이 앉은 장소에서 똑같이 재연했고 소리도 들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입수자가 물에서 나오는 것은 보지 못했고 소방당국 등에는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무릎부터 서서히 잠기더니 마치 평영하듯 수영해 들어가서 응급 구조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신고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불상의 입수자, 신원 확인할 필요=목격자의 제보가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기 위해선 불상의 입수자가 누구인지 신원 확인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 경찰은 입수 지점 왼편인 반포대교·잠수교 쪽에도 목격자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토끼굴 폐쇄회로(CC)TV 영상에 점 형태로 촬영된 사람들을 찾고 있다. 또 지난달 24∼25일 서울경찰청에 접수된 실종 63건 중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남성을 6명을 중심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손씨가 당시 신고 있었던 양말에서 토양 성분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한강변 잔디밭과 육지·물 경계 지점의 흙, 수면 아래 흙 성분 등과의 비교 분석을 의뢰했다. A씨가 제출한 의류의 토양 성분 분석도 맡겼다.


경찰은 목격자 제보와 함께 당시 한강공원에 주차된 차량 154대의 블랙박스 영상과 인근 CCTV 45대 영상을 바탕으로 실종 당일 오전 3시 38분 이후 손씨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다수의 목격자로부터 손씨와 A씨가 실종 당일 오전 2시부터 오전 3시 38분까지 한강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같이 누워 있거나 구토하는 것을 보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오전 4시 20분께 A씨가 가방을 메고 잔디 끝 경사면에 누워 잠들어 있는 장면을 확인하고 깨운 목격자도 나왔지만 손씨는 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에 비가 내린 1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 군을 추모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전국에 비가 내린 1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 군을 추모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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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이 묘연한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수색도 이어오고 있다.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손씨 가족 등을 만났을 때 A씨가 손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 한강에서 발견된 손씨에게선 A씨 휴대전화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해군과 함께 A씨의 휴대전화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 2시께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탑승장 인근에서 A씨와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 그는 지난달 30일 실종 현장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손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억측 난무에 "단정적 표현은 삼가해야"=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여러 가지 억측이 등장하고 있다. 한 유튜버는 리그오브레전드라는 온라인 게임을 하다 손씨가 A씨와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고 A씨가 CCTV에 달리는 모습이 포착됐던 남성 3명 함께 손씨에게 폭력을 가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논란이 됐던 골든건이라는 말이 온라인 게임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경찰은 골든건이 힙합 가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남성 3명은 동네 선후배 사이인 고교생 1명과 중학생 2명으로 누군가와 다툼을 벌인 일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경찰에 자신들은 새벽 시간대에 한강공원에서 뛰어다녔을 뿐이며 당시 누군가 옆에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상 등장하는 억측에 대해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부 시민들이 이번 사건을 내 가족의 일인 것처럼 감정이입을 해 이러한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직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억측이나 단정적 표현은 삼가해야 2차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지고 있어 수사에 불필요한 혼선이 발생하거나 수사력이 분산되는 등 다소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라며 "사망 전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보다는 경찰 수사를 믿고 결과를 지켜봐 주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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