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예산 수입액의 14% 세금으로 지원…재정 투입에도 적자
불법·부당청구로 재정 누수 심각…균형 맞는지 뜯어봐야

일몰 때마다 관성적 건보료 보조금…"필요한 만큼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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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장세희 기자]#.건강보험공단은 최근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비의료인이 의사를 고용해 사무장병원을 개설·운영하면서 의료 행위를 하고, 처방전을 발급해 요양급여비 12억원을 부당 수급한 사실을 내부 제보를 통해 알아냈다. 비급여 대상 진료로 내원한 환자에게 진료를 실시하고 환자에게 전액 본인 부담 진료비를 수납하게 한 후, 급여 적용되는 상병으로 진료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거짓 작성해 부당 청구한 사례도 발견됐다. 요양병원이 실제 근무하지 않은 의사를 매일 근무하는 상근 인력으로 신고해 부당 청구한 사례도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사법경찰직무법(특사경) 개정을 통해 사무장병원의 불법·부당청구를 근절하고 의약품 및 보험급여 사후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재정은 다른 기금과 비교해 민감한 편이다. 국민 건강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재정 지원 문제를 건드리기가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8년 연속 흑자 재정이 끝나고 2018년부터 적자로 돌아선 이후 국가 지원은 중요해졌다. 하지만 고령화 가속 등 향후 재정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건보 재정 지원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재정 누수를 심화하는 불법·부당청구를 막고 매년 수입의 14%를 정률 지원하기보다는 필요한 만큼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료 흑자일 때도 국고보조금 지원= 28일 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건강보험료 국고 지원은 최근 15년간 네 차례 연장됐다. 2006년 이후 일몰이 도래할 때마다 5년(2006~2011년), 5년(2011~2016년), 1년(2016~2017년), 5년(2017~2022년) 등이다.


정부는 건강보험법 상 예상수입액의 14%를 세금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수지가 흑자일 때부터 이어져왔다. 2006년 당시 건강보험 재정의 당기차액(수익-비용)은 4453억원 흑자였다. 연장 여부를 결정할 당시에도 1조5023억원(2011년), 2조7190억원(2016년), 7955억원(2017년) 흑자였다.

지난해에 코로나19로 병원 이용이 줄자 건강보험료 수입은 62조4849억원으로 2019년 대비 5조원 늘었다. 반면 지출은 3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 내부에서도 보험료 수입이 안정적으로 걷히고, 지출이 줄어든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일몰 연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보장성 강화, 불법·부당 청구 막아야= 정부 안팎에서는 급여항목이 많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국민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한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현재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 등 비급여 항목에 대해 단계적 급여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8년 뇌혈관 MRI와 상복부 초음파, 2019년 두경부· 흉복부 MRI, 하복부·남성 초음파, 지난해 여성·안과 초음파로 지속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층과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불필요한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급감하면서 건강보험 적자폭이 깜짝 개선됐지만 백신 접종 이후 유행 상황이 안정화되면 다시 적자폭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적자폭은 3531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5000억원 줄었다. 문재인 케어 도입 이후 2011~2017년 흑자를 기록했던 건강보험은 2018년 적자 전환 후 2019년 적자폭이 2조8243억원으로 폭증했다.


◆2022년 말 일몰 도래 이후 연장될까= 2022년 말 일몰이 도래하더라도 국가 지원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의료공급자, 사업자, 가입자 등을 설득해 보험료 지원을 끊거나 비율을 낮추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회보험 수입만으로 충분히 자립이 가능한지와 건강보험료 수지 균형이 맞는지 등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재정 상황과 건강보험료 자체 수입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연장 여부와 비율 조정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지난해 마스크를 쓰면서 병원 가는 게 많이 줄어 예상보다 지출이 많이 줄었고, 흑자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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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서는 타당성과 효과성을 분석해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꼭 필요한 만큼만 보조금을 통해 지원해야 한다"며 "가뜩이나 국가 재정 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예년만큼 수입보조를 하는 것 등은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소득이 낮은 파트만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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