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6, 시장의 힘]대선행이냐 집으로냐…도 아니면 모
4·7 재보선 입체분석
서울·부산 한해 예산만 54兆
산하기관 20여곳, 막강 권한
출마만으로도 대선주자 반열
낙마땐 정계서 멀어진 사례많아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오주연 기자]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가 유례없는 ‘국민적 관심’ 속에 16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정치권도 사활을 걸고 선거에 임하는 모습이다. 서울·부산시장은 대한민국 1·2위 도시 수장으로서 막대한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한다. 정치적 상징성 역시 작지 않다. 특히 서울시장 당선은 향후 대권주자로 업그레이드 되는 지름길로 통한다.
◆50兆 주무르는 ‘시장의 힘’= 54조 7000억원. 서울과 부산시 예산을 합친 규모다. 오는 4월7일 서울·부산 재보궐선거 승자는 이런 막강한 예산 집행권을 갖고 본청은 물론 투자·출연기관을 모두 관할하게 된다. 시장의 힘은 예산 집행에서 나오고 우선 순위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된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이러한 예산집행 방향을 알 수 있는데, 후보 모두 코로나19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규모도 조단위다.
시장은 지방자치법과 시행령·조례를 근거로 예산을 집행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각종 규제 제정·완화와 인허가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도 참석해 타지방자치단체 정책의 기준이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와 산하기관 공무원 수는 정무직을 포함해 4만5316명에 이르는데 공사·공단·투자출연기관만 26곳에 달하는 산하기관장의 선임은 시장의 성향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부산시 역시 22곳의 산하 공공기관을 포함해 2만347명의 공무원이 일을 하고 있고 모두 시장이 직간접적 인사권을 행사한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때 시민단체 출신 전문가들이 대거 영입된 배경도 시장의 이 같은 인사권 덕분이다.
지자체가 가진 규제와 인허가권 역시 시장 의지에 따라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집값 안정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강화하고 지구단위 계획으로 주택을 공급하느냐, 대규모 공급계획을 바탕으로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느냐에 따라 규제와 인허가 정책은 극과 극의 양상을 띤다. 경우에 따라서는 중앙정부와 대립하면서도 시장이 생각하는 규제 및 인허가 정책을 밀어붙이기도 한다. 서울의 경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반값 아파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한강변 층수규제 완화’ 등 각 후보의 공약도 누가 서울시장이 되느냐에 따라 규제와 인허가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선 길목에 벌어지는 ‘서울시장 선거’…낙선 땐 막다른 골목= 이번 선거는 내년 3월 개나리 대선의 길목에 있다는 점에서 무게감을 더한다. 역대 서울시장들은 막강한 영향력과 권한을 발판삼아 늘 대선을 꿈꿨다. 제32대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 등 토목사업과 재개발 규제 완화 등을 앞세워 대통령에 당선됐다. 역대 최장 서울시장 역임기록(8년8개월)을 세운 박원순 제35~37대 서울시장도 대선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었다.
대선의 길목에서 각 후보들이 들고 있는 무기는 ‘부동산’이다. 임기 내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야당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부동산 공약은 시장 당선의 관건이며 공약의 성공적 이행은 대선으로의 ‘직행 카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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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으로 무게 만큼 리스크도 크다. 역대 시장과 후보자들은 대통령은 고사하고 정계에서 물러난 사례가 더 많다. 조순 전 서울시장, 고건 전 서울시장, 한명숙 전 총리,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이 그랬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서울시장 선거는 정권 초기에 치르면 여당에 유리하고 말(末)에 치르면 야당에 유리한데, 이번 선거는 한국주택토지공사(LH) 사태 이후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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