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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국민참여재판을", 판사 "현재로선 불가능"

최종수정 2021.02.26 10:58 기사입력 2021.02.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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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강간혐의 50대
"연인관계" 주장하며 요청

"코로나로 배심원 출석 불가"
재판부 진행여부 결론 못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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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김대현 기자] "국민참여재판 희망합니다."(피고인), "현재로선 불가능합니다."(판사)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5층. 한 법정 방청석에서 중년의 남성이 판사의 호명으로 피고인 석에 섰다. 우리나이로 55세인 김모씨였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머리숱이 적었다. 피고인 서자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모르는 모습이었다. 두 손을 모은 채 이따금 숨을 크게 내뱉기도 했다.

애초 재판부는 이날 공판기일을 예고했으나, 며칠 전 피고인 측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하면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들어가기에 앞서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쌍방의 입증계획을 청취하고 필요한 증거와 증인을 추리는 절차다. 국민참여재판은 공소제기 후부터 공판준비기일 이내 신청해야 한다. 공판준비기일이 종결되거나 첫 공판이 열리면 의사를 번복할 수 없어 국민참여재판이 불가하다.


검찰은 김씨에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혐의를 적용해 법정에 세웠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6년 7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모두 18차례에 걸쳐 당시 미성년자였던 여성을 간음하거나 강간한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김씨 측은 연인 간 합의된 성관계였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합기도장에서 관장과 관원으로 만난 사이로서 애정관계 속 맺은 성관계였지, 위계에 의한 간음은 일체 없었다." 김씨 측의 주장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김씨가 재판정에 나온 것은 국민참여재판을 이끌어 내 무죄를 받아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국민참여재판은 일반인을 배심원으로 둬 유무죄를 판단한다. 2008년 도입됐으며, 일반재판보다 무죄율이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성범죄 관련 국민참여재판은 피해자 진술 외 물증 확보가 어려워 배심원 판단을 받으면 형량을 낮추는 데 유리하다.

국민참여재판은 당사자가 신청하고 재판부가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재판부는 이날 국민참여재판을 통한 심리에 부정적 인 입장을 내비쳤다. "지금 국민참여재판이 어려운 것은 알죠? 국민참여재판을 하려면 적어도 100명 이상 법정에 불러야 하고 배심원 추첨절차도 진행해야 하는데 현재는 코로나19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김씨 측은 물러서지 않았다. "피고인과 피해자 관계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으로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의 나이를 고려해도 국민참여재판은 적절치 않다며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런데도 김씨 측은 "피해자가 현재 성인이 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고집했다.


재판부는 결국 이날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코로나 시국에 국민참여재판을 한다고 하면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나. 지금 사건 내용도 국민참여재판이 필요한 지 의문이다." 재판부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다음 공판준기일을 다음달 31일로 지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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