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대선주자 1위로 부상한 윤석열 총장…검찰 출신 인사의 정치 도전, 대표 사례는 '홍준표-안대희' 모델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2022년 대선을 1년 1개월 앞둔 상황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3위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검찰총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다. 이들은 각각 경기도지사 출신, 검사 출신, 국무총리 출신이라는 이력을 갖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대통령 중 경기도지사나 검사, 국무총리 출신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이재명 지사, 윤석열 총장, 이낙연 대표의 경력을 둘러싼 ‘대선 징크스’를 3회에 걸쳐 진단해본다.

①'대선 점집' 단골손님 경기지사, 기묘한 '청와대 궁합'

② ‘국민검사’도 건너기 어려웠던 정치라는 망망대해

③ 대선 트랙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행정의 달인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정치인 홍준표’는 검사 출신 정치인 중에서 가장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한나라당 대표와 자유한국당 대표를 역임했으며 민선 경남도지사를 두 번이나 지냈다. 가장 최근 대선인 2017년 대선에서 여당 후보로 나선 인물이다.

정치인 홍준표의 이력을 설명할 때 검사와 정치인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둬야하는지는 생각해볼 대목이다. 그가 국회의원에 당선돼 원내 입성한 시기는 1996년으로 25년 전의 일이기 때문이다. 정치인 홍준표의 위상은 정치인으로서의 업적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범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질주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목할 부분이다. 윤석열 총장은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범야권의 대선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정치 참여에 대한 의사를 밝힌 적도 없는데 대중은 그를 원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인 홍준표와 윤석열 총장의 공통점은 검사 시절에 대중적 인지도를 확장했다는 점이다. '홍준표 모델'을 '윤석열 모델'로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것은 정치적 예열 과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 홍준표는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쳐서 대선에 도전했는데 윤석열 총장이 2022년 대선 도전을 선택한다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검사 출신 인사 가운데 대중적 관심도만 놓고 본다면 윤석열 총장 못지않게 시선을 끌었던 인물은 있다. 대검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안대희 전 대법관이다. 2004년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하면서 '국민 검사' 칭호를 받은 인물이다. 당시 현직 대통령의 핵심 측근을 구속수사할 정도로 강단을 보였다.


서울고검장을 역임한 그는 대법관까지 오르면서 법조인 이력의 정점을 찍었다. 정치권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정치 참여를 선언하자 대선 판도를 흔들 인물의 등장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검사 안대희가 이룬 업적과 정치인 안대희에 대한 평가는 같을 수 없다.


정치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작업이다. 선장의 지위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국민검사의 정치 도전은 아쉬움만 남겼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구갑 지역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33.2%라는 저조한 득표율로 낙선했다. 정치인 안대희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공직선거 경험이었다.


[대선 징크스②] '국민검사'도 건너기 어려웠던 정치라는 망망대해 원본보기 아이콘


정치인 안대희도 기대를 받은 인물이지만 윤석열 총장이 받고 있는 기대와는 차이가 있다. 정치인 안대희는 대선의 다크호스 정도로 평가받았다. 윤석열 총장은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범야권의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생의 대부분을 검사로 살아온 그에게 정치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정치 참여는 본인 의지가 중요하지만 시대가 자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만약 윤석열 총장이 '큰 꿈'을 꾸고 있다면 2022년은 놓칠 수 없는 기회이다. 훗날을 도모할 경우 그에게 언제 다시 기회가 찾아올지 모른다. 정치인 홍준표는 1996년 국회의원이 된 이후 20년 가까이 흐른 2017년에 대선 후보 자리에 올랐다. 환갑이 지난 윤석열 총장의 나이를 고려할 때 '홍준표 모델'를 기다리기는 어렵다.


범야권이 처해 있는 환경도 그에게는 기회 요인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쪽에서는 뚜렷한 대선후보가 부상하지 않는 상황이다. 여론조사에 포함된 정치인들의 지지율도 3~5% 정도가 그나마 높은 수준이다. 현재 무소속으로 있는 정치인 홍준표나 국민의당 대표인 정치인 안철수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지지도를 웃돌고 있다.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범야권 인사들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든 것도 변수 요인이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윤석열 총장의 정치적 몸값은 커질 수 있다. 문제는 검찰총장 2년 임기를 채운 뒤 7월에 물러날 경우 차기 대선은 8개월을 남겨놓게 된다는 점이다.


대선후보 선출 과정을 고려하면 남은 기간은 더 짧아진다. 윤석열 총장이 정치 도전을 선택한다면 준비 과정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사라는 옷을 벗어 던지는 순간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정치적 공격이 뒤따를 수도 있다. 1987년 이후 대선 역사를 되짚어보면 변호사 출신 대통령은 탄생했지만 검사 출신 대통령은 없었다.

AD

가장 최근인 2017년 대선에서 정치인 홍준표가 도전장을 냈지만 당선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검사 출신 인사 누구도 넘어서지 못했던 청와대의 문턱, 윤석열 총장은 그곳을 넘는 최초의 사례가 될까. 아니면 정치와는 담을 쌓고 법조인의 길을 계속 걸어가게 될까. 오는 7월 이후 윤석열 총장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