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손가락' 스마트폰 사업 조정 땐
취임 후 추진해온 구조조정 마무리 수순
미래사업 투자 강화로 재편 가능성 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LG전자 가 수년간 적자에 시달리는 스마트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얼굴)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스마트폰 사업 을 조정할 경우 구 회장이 2018년 취임 이후 추진해 온 사업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LG 그룹 관계자는 21일 "스마트폰 사업이 이대로는 어렵다는 점을 그룹 내에서도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 운영 방향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를 관장하는 LG전자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계획이 정리되면 지주회사와도 논의를 거쳐 확정하겠지만 아직 일각에서 제기하는 사업의 철수나 매각 등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당장 구 회장의 의중과 무관하게 LG전자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사업 지속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그러나 LG가 2018년 5월 구 회장 취임 이후 계열사별로 비주력이거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온 전례에 비춰볼 때 스마트폰 사업도 구 회장의 전략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LG화학 이 지난해 6월 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하고, 2019년 2월 차세대 연료전지 개발을 위해 투자했던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도 청산하는 등 비주력 사업을 정리했다. 그해 4월에는 LG디스플레이 가 조명용 올레드 사업을 철수했고, 7월에는 LG전자가 수처리 관리·운영회사 하이엔텍과 환경시설 설계·시공회사 LG히타치워터솔루션을 매각했다. 11월에는 LG이노텍 이 적자를 이어온 스마트폰용 메인기판(HDI) 사업도 정리했다.
대신 2018년 7월 LG전자가 산업용 로봇제조업체인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하고, 지난해 12월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등 로봇과 미래차 분야에 투자했다. 이달 7일에는 LG전자·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 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인공지능(AI) 전담 조직 ‘LG AI 연구원’을 출범해 AI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렇게 주력 사업이 바뀌는 상황에서 적자가 누적되는 스마트폰 사업을 현행 방식대로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내 누적 적자가 5조원에 달한다.
LG그룹 관계자는 "(모바일사업의)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히 판단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LG전자의 판단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그 외 모든 방안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토하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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