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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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지난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정권인수 절차에 협력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차기 당선인이 행정부 내각을 일부 발표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의 국무장관 내정은 물론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재무장관에 지명될 것으로 보도되면서 시장은 이들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재무부는 미국 행정부의 경제정책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조직인만큼, 바이든 당선인이 옐런 전 의장을 재무부 수장으로 낙점한 것이 경제에 있어 어떠한 함의를 가지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연준 의장으로서의 옐런이 익숙하기는 하지만, 본래 옐런 전 의장의 아이덴티티(identity)는 노동경제학자로 1980년대부터 실업 문제, 임금 등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우리는 바이든 당선인이 옐런 전 의장을 재무장관직에 내정한 사실이 차기 행정부의 '고용 중심' 경제정책의 청사진을 보여준다고 판단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우선 사라진 일자리를 복구하는 데 초점을 맞춰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사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치솟았던 실업률은 점차 하락하고 있지만, 임시 해고를 제외한 '진짜 실업자'라고 볼 수 있는 영구 실업자의 수는 450만 명 수준으로 아직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방정부의 예산안을 최종적으로 심의, 의결하는 기관은 의회이고, 민주당이 상원의 과반을 점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인사로 연방정부 지출 규모 자체가 크게 늘어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보다는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이 선거 전까지만 하더라도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던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이 주장하던 부유세 도입·법인세율 인상을 통한 재원 마련과 부(富)를 재분배하는 정책 기조는 아닐 것이며, 일자리 확보를 중심으로 한 온건한 부양정책으로 방향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하는 편이 적절하다.

옐런 전 의장이 재무부 장관으로 들어오면 연준 입장에서는 일단 정부와의 불협화음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최소한 옐런이 통화정책에 대한 훈수를 둘 가능성은 낮다. 대신 본인이 가장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노동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들을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코로나19로 통화와 재정정책의 경계가 다소 허물어진 상황에서 고용안정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진다면 정책 불확실성은 지금보다 낮아지게 된다. 옐런의 재무부장관 내정에 따른 의미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2021년 경기 회복 및 물가 반등에 의한 금리 상승 압력을 조절하여 채권금리 급등세를 막아줄 요인이다.


◆임지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반대로 대통령의 주목도가 줄어들고 내각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지명된 인물들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기존에 함께한 검증된 인물들을 기용했다. 미국 우선주의에서 미국 주도의 다자주의로 회귀, 친환경 정책 재추진 등을 위한 인물 구성이 확고해 4년 전의 모습과 유사하다. 다만 이전보다 강경해진 대북 스탠스, 그리고 친환경과 재정정책 의지가 더 강해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북 이슈가 중요한 우리나라로서 국무장관은 가장 주목도가 높은 자리 중 하나다. 그런데 이번에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토니 블링컨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에게는 다소 복잡한 상대다. 북한에 대한 언급이 과거에 잦았는데 상당히 부정적이며 강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 과거 2018년 뉴욕타임즈 기고문에서 북한을 '최악의 수용소 국가(gulag state)'라고 칭한 적이 있으며 인터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폭군이라고 부르며 적대적인 감정을 표현해왔다. 블링컨이 정상회담 및 탑다운 중심 외교 등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던 만큼 북한 대응 방식이 완전히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정상회담을 계속해서 추진하려 했던 우리나라 정부 입장에서 악재다. 토니 블링컨은 이란 핵협정을 이끌었던 인물 중 하나로 북한에 대해서도 비슷한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이전 인터뷰에서 자주 드러내곤 했다. 단계적으로 핵 포기에 상응하는 보상을 주는 방식인데, 이를 위해서는 주변국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에는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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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오히려 변동성이 줄어들어 유리할 수 있다. 북한과의 극적인 합의로 북한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임기 시절 겪었던 불확실성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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