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간담회서 아쉬움 토로
"계획만 세우고 실천 안해…투자·실행 뒷받침 안돼"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미지:연합뉴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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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립중앙의료원 신축ㆍ이전 문제가) 18년이 됐는데 가장 큰 문제는 (사업 주체인 보건복지부의) 의지가 있느냐, 실천력이 있는지의 문제다. 시간을 끌수록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복지부 산하기관으로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이 작심하고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중앙의료원을 옮겨 새로 짓는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소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을 포함해 공공의료 체계를 강화하는 데도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공중보건 위기의식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으나 정작 정부의 투자나 실행이 뒷받침되지 않아 공염불이 될 수 있다고도 봤다.

정 원장은 24일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62주년 간담회에서 "(2016년 메르스 사태 후 이듬해) 2017년 중앙감염병병원으로 지정돼 기능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물적, 제도적 지원은 없었다"면서 "상황이 터지면 (중앙의료원이) 먼저 나서 무언가를 했고 그때서야 정부는 공문으로 지원하는 게 반복됐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중인 국립중앙의료원 신축ㆍ이전과 관련해서도 정작 사업 주체인 복지부가 적극 나서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앞서 정부는 2003년 국가중앙의료원 설립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초구 원지동으로 이전키로 했다. 이후 관련 대책이 마련되고 관련 기관간 양해각서(MOU)도 여럿 맺었으나 주민반대 등이 겹쳐 지지부진했다. 결국 올해 들어 중구 방산동 부지로 옮기기로 사업을 완전히 틀었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차관,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서양호 중구청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중앙감염병병원) 내 중증환자 긴급치료병상(음압격리병동) 준공식을 마친 후 건물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강도태 보건복지부 차관,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서양호 중구청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중앙감염병병원) 내 중증환자 긴급치료병상(음압격리병동) 준공식을 마친 후 건물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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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18년간 지지부진
올해 코로나 사태로 새 부지 원지동→방산동
"연말 부지반환 후 2022년 착공·2024년 완공 목표"

이곳은 현 국립중앙의료원 바로 옆에 있는 부지로 과거 미군 공병단이 쓰다 지금은 철수해 공터로 있다. 소유권 등이 얽힌 만큼 복지부나 국방부 등 중앙 행정부처가 나설 일이었음에도 정작 지난 4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전격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신축ㆍ이전사업을 맡고 있는 고임석 국립중앙의료원 진료부원장은 "올해 말까지 부지반환을 마무리짓고 이후 환경정화작업, 문화재조사 등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라며 "2022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중앙감염병병원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따로 병동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최일선에서 대처해왔다. 최근 의료원 한켠에 마련된 30병상 규모 음압격리병동도 모듈형태로 급히 지어야 했다.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한편 전국 각지에 있는 의료진이 쓸 지침도 의료원이 중심이 된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를 통해 마련됐다.


오명돈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장(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코로나 대응으로 한국 의료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으나 의료원 건물은 (1958년) 설립 당시처럼 왜소하고 힘이 없는 모습"이라며 "국가감염병병원은 정부의 행정서류상 존재하나 실제 병원은 없는 '페이퍼 의료기관'"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맞서 진단과 치료, 예방에 필요한 표준을 제시하고 임상시험을 신속ㆍ정확히 수행하는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립중앙의료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중앙감염병병원으로 지정돼 코로나19 진단과 환자진료, 지침마련 등 전방위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중앙감염병병원으로 지정돼 코로나19 진단과 환자진료, 지침마련 등 전방위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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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외상센터도 갖춰
"서울권역외상센터 미리 지정해 임상경험 축적해야"

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새 부지로 옮기는 중앙의료원은 기존 496병상을 600병상 규모로 키워 현대화하는 한편 중앙감염병병원(100병상), 중앙외상센터(100병상)를 별도로 갖추게 된다. 평가 결과 현재 의료원이 있는 부지가 비싸 사업을 추진하는 데 추가로 들어갈 재정은 300억원 안팎으로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권역외상센터가 없는데, 앞으로 있을 신축ㆍ이전에 앞서 권역외상센터로 지정해 임상경험과 운영노하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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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센터장은 "서울은 산악사고 외에는 헬기이송건수가 거의 없고 효과적이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현재 헬리패드가 없다는 게 서울권역외상센터 지정을 미뤄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면서 "(부지) 이전 후에 시작하자는 이야기는 하지 말자는 얘기로 우선 서울권역외상센터로 지정한 후 국가중앙외상센터 운영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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