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각종 전망과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바이든은 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대거 뒤집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른바 ABT(Anything But Trump) 전략이다. 하지만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의 회귀는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실제로 바이든 당선인이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공과를 모두 무시하기는 힘들다. 미국 내 정치 상황도 그렇고 국제정치학적으로도 쉬운 일은 아니다. 대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뿐 아니라 상하원까지 모두 민주당이 휩쓰는 블루웨이브(Bleu Wave)를 점쳤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상원은 여전히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했으며 확보한 하원 의원 수도 예상보다 적었다. 사실상 민주당이 패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가 싫었을 뿐 공화당의 정책 노선까지 반대표를 던진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바이든 당선인이 이 같은 국내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는 이미 선거 운동 기간 중 상당수의 공약을 온건하게 수정했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노선과 구분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중국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중 미국 대중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것이 대중국 강경책이다. 바이든 당선인 역시 이런 기조를 이어받아 중국 견제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다자주의 원칙에 따라 뜻을 같이하는 동맹들과 함께 중국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우리의 입지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보다 좁아질 수 있다. 당장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를 선언할 경우 그동안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집중했던 한국의 통상 전략은 스텝이 꼬일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RCEP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과거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견제하기 위해 TPP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한국으로서는 매우 애매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물론 미국이 TPP에서 탈퇴한 한 후 일본, 호주 등을 중심으로 별도의 포괄적ㆍ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논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미국이 다시 끼어들 여지가 많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나 리쇼어링(국내 복귀) 정책은 오히려 더 강화될 조짐을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미국인에 의한 미국 내 제조(Made in all of America, by all of Americas's workers)를 강조했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미국 내 시설 투자 확대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20일 취임과 동시에 가장 먼저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출범할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은 바이든 행정부가 현 트럼프 행정부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점이 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전 세계는 이미 친환경 산업으로 대전환을 꾀하고 있는 중이다. 이미 유럽,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최강국 미국이 탄소 중립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수십 년은 탄소 감축이 산업계의 핵심 화두로 등장할 것이다. 전에 없던 각종 규제가 등장할 것이고 이는 새로운 무역 장벽이 될 공산이 크다. 물론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리기도 할 것이다. 한국 기업들도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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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여권 관계자는 바이든 당선인의 정책 기조가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과 맥을 같이한다고 야단을 떨고 있다. 막연한 기대보다는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강희종 경제부장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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