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심야노동 건강 이상 유발…사업주 책임질 방안 마련해야"

지난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및 사망 노동자 유가족들이 '쿠팡 규탄 및 유가족 면담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및 사망 노동자 유가족들이 '쿠팡 규탄 및 유가족 면담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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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최근 과중한 업무로 택배 노동자들이 숨지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가운데, 전문가는 장시간 이어지는 고강도 노동환경에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지난 23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당일배송은 아침부터 새벽까지 장시간 노동을 하게 돼 문제가 된다"며 "고강도의 야간노동을 하게 된다. 장시간의 노동 또는 심야노동이 건강상에 좋지 않고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 등 질병을 유발해 그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배송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길어지고 심야 노동을 하게 됐다. 그런데 노동자가 아닌 것으로 제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주의 책임이 없다"면서 "노동자라고 인정이 되어야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 원장은 "심야 노동, 교대노동, 야간노동이 위험한지에 대한 여부는 구체적으로 '얼마나 자주', '얼마나 힘들게',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일하는지 등을 평가해 봐야 한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심야 근무, 교대 근무는 위험한 노동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돌아가신 분들을 보면 1년 내내 쉬는 날 빼고는 그렇게 일한다. 그렇게 일하는 것은 견뎌낼 수가 없기 때문에 그만두지 않으면 돌아가시게 될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심야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건강상의 위험에 대해) 고지하는 것뿐 아니라 기업에서는 1년에 한 번씩 특수 건강검진을 하고, 그 결과도 고지하게 된다"면서 "그런데 택배 노동자, 배송노동자들은 노동자가 아니어서 사업주에 책임이 없다. 건강검진도 받지 못하고, 그런 위험성에 대한 고지도 듣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쿠팡 측이 최근 숨진 쿠팡 물류센터의 20대 일용직 노동자의 평균 근무시간이 주 44시간이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거의 1년 넘게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심야 노동만 했다. 정부에서도 보통 이렇게 일을 하면 노동시간에 30%를 가산해 달라고 한다"며 "하루에 5만 보 정도 걸었다고 하고, 이런 위험요인들이 계속 중첩되면 질환이 나타나고 사망하게 되는 대표적인 과로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의 과로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임 원장은 "장기적인 제안을 한다면 당일배송, 총알배송, 로켓배송, 이런 것은 옛날에는 없었던 거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금지하는 것이 좋겠다"며 "필요할 경우 더 높은 배송료를 책정한다든지 차별을 두면 아마 조금 더 택배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노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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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지난 3개월간 고인의 평균 근무시간이 주 44시간이었다며 쿠팡 측은 과로사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고인이 주 5∼6일 야간근무를 했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며 "야간 근무를 주간 근무 시간으로 환산하면 고인은 4주 이상 주 60시간 이상 근무한 셈이다. 그 외에도 불규칙한 휴일과 교대 근무 등 과로사로 볼 수 있는 요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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