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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 9개월만 재개… 특검 반격 시작될까

최종수정 2020.10.24 14:00 기사입력 2020.10.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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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뇌물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이 26일 재개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한 뒤로 9개월 만이다. 재판부 기피신청은 지난달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시 시작되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은 그동안 양측이 다퉈온 준법감시위원회 실효성 여부에 경영권 승계 의혹에 따른 별도 기소란 변수까지 맞물려 양형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형량 다툼 벌이는 이재용 파기환송심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은 26일 오후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재판부가 양측의 입증계획을 청취하고 필요한 증거와 증인을 추리는 절차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이 부회장은 재판부가 소환장을 발부해 이날 법정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재판은 유무죄를 다투지 않는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8월 삼성이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제공한 말 3마리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등을 뇌물이 아니라고 본 2심을 깨고 이 부분을 다 유죄 취지로 판단한 상태에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이 유죄 취지 판결을 내린 만큼 기속력(임의로 대법원판결을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구속력)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도 상고심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관건은 형량이다. 이 부회장은 원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전합이 횡령·뇌물액수를 원심(36억원)보다 많은 86억원으로 판단한 만큼 이 부회장의 형량은 바뀔 가능성이 높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을 넘으면 무기징역이나 징역 5년 이상을 선고하게 돼 있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 징역형에만 내릴 수 있어 이 부회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지형 삼성그룹준법감시위원장 /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지형 삼성그룹준법감시위원장 /김현민 기자 kimhyun81@



준법감시워원회 카드에 9개월 간 멈춘 재판

이 부회장 측은 이처럼 불리한 상황에서 맞은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재판부가 제안한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고 그 권고에 따라 지난 5월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법원 양형기준안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핵심 혐의인 횡령죄 재판에서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을 한 경우에는 이를 참작해 피고인에게 유리한 선고형을 결정하도록 한다. 준법감시위가 이 부회장이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반성적 차원에서 설치·운영되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선고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형량 감경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자 재판부는 실질적으로 잘 운영되는지를 살펴 이 부회장의 형을 정하는 데 반영하겠다고 했다. 해당 재판부는 각종 형사재판에서 이른바 '치료적 사법'을 접목해 주목을 받아왔다. 치료적 사법은 법원이 개별 사건의 유무죄 판단을 내리고 처벌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유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를 지난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사건에서도 준법감시제도를 비슷한 목적으로 사용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특검은 즉각 반발했다. 재판부가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 여부를 양형 감경 사유로 삼겠다고 한 것은 비교법적인 근거가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에서도 경영자 개인이 아닌 기업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을 이 사건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것은 일관성을 잃은 채 예단을 가지고 편향적 재판을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특검은 재판부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 2월 기피 신청을 냈다.


박영수 특별검사

박영수 특별검사



경영권 승계 의혹 별도 기소 변수될 수도

대법원이 특검의 기피 신청을 최종 기각함에 따라 다시시작되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은 여전히 준법감시위원회를 둘러싼 양 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15일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 운영을 평가하기 위해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전문심리위원으로 참여시키겠다고 했다. 이에 특검은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특검 관계자는 "재판장이 2차례에 걸쳐 피고인에게 요구해서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고, 재판장이 지정한 전문심리위원이 평가하면 공정한 심리가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별도 기소된 것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과 삼성 합병·승계 의혹 사건 1심이 병행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두 사건은 모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라는 목적을 배경에 깔고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이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앞서 특검은 이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의 기록을 증거로 신청하기도 했다. 다만 재판부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이 증거를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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