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둬도, 말 안해도 걸렸다…'불운의 감염자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급속도로 확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31일 서울 한 대형 커피전문점을 찾은 시민들이 음료 구매에 앞서 신상정보를 등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경기 용인시 수지구 거주자인 40대 남성은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이 남성은 지난달 21일부터 몸살 기운이 있었다. 당국에서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이 남성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으나 코로나19 감염 경로로 의심할만한 정황은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그 사이 이 남성의 아내와 자녀 3명 등 일가족 5명이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도권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촉발된 국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처럼 감염 경로를 특정하기 어려운 확진자들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평소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더라도 순간의 방심이나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확진자의 동선에 노출되는 '불운의 감염자들'이 잇따르는 것이다.
집단감염 확산에 '감염경로 조사 중' 비율 최고치 경신
경기 파주시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는 지난달 26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66명이나 발생했다. 지표환자로 추정되는 2명이 지난달 8일 이곳 매장을 방문했는데 이후 확진자가 급증했다. 방역당국은 환기가 부족한 밀폐된 공간에서 지표환자로부터 나온 바이러스가 에어컨 바람을 타고 매장 안에 있던 다른 이용객들에게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이용객 대부분은 매장에 출입할 때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나 음료를 받고 각자 좌석에 착석하면서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35명이 늘어 누적 2만명(2만182명)을 넘어섰다. 지난 1월20일 첫 확진자가 보고되고, 4월3일 누적 1만명을 돌파한 뒤 추가 환자 5000명이 늘기까지 134일 걸렸는데 이후 불과 17일 만에 5000여명이 다시 늘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경기 용인 우리제일교회 등 수도권 종교시설에서 촉발된 집단감염으로 지난달 14일부터 이날까지 19일 동안 발생한 환자 수만 5412명이다.
최근 2주간 어디서, 누구와 접촉해 감염됐는지를 파악하지 못한 '감염경로 조사 중 환자'의 비율도 지난달 15일 전체의 13.3%(703명 중 93명)에서 전날 22.7%(4432명 중 1007명)로 급증했다. 지난 4월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감염경로 조사 중인 사례가 많다는 것은 확인하지 못한 감염원이 상당수 있다는 의미"라며 "역학조사를 통해 그런 감염원들을 일일이 다 추적하고 접촉자 조사로 격리하는 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우려했다.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이행이 불운 막는 해법
결국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거리두기 지침을 따르는 등의 방역수칙 준수가 불운 혹은 예기치 못한 감염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점도 실제 사례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경북 경산의 중앙유치원에서 지난달 23일 원생 A(4)양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아이가 다닌 유치원의 다른 원생과 교사 등은 진단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정 본부장은 "감염된 어린이도 마스크를 철저히 잘 썼고 유치원 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원생과 직원에게는 추가 전파가 일어나지 않았다"며 "아직까지 자가격리기간이 남아 있어서 좀 더 관찰이 필요하겠으나 경산 중앙유치원 관계자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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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파주 커피전문점 관련 집단감염 때도 매장 직원 4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 이들은 방역용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이 점을 주목하면서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바이러스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지, 그리고 전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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