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명의 계좌로 송금 받아 조직원에 건네
"대출 받으려고 지시에 따라 행동" 주장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부산의 한 경찰관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범행에 가담하는 줄 몰랐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임성철 부장판사)는 15일 A경위의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방조 등 혐의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보이스피싱 피해금 수거책에 전달한 경찰관, 1심서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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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경위는 2024년 6월 17일 본인 명의 계좌로 송금받은 보이스피싱 피해금 2166만원 중 100만원을 인출해 피싱 범죄 조직의 현금 수거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1280만원을 추가로 인출해 백화점 상품권으로 바꾼 뒤 조직원에게 건네기도 했다. 부산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A경위는 이 사건으로 기소되면서 직위 해제됐다.

A경위 측은 재판과정에서 범행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그는 신용도가 낮은 상태에서 대출을 알아보던 중 은행원을 사칭한 피싱 조직에 속아 지시대로 행동했고, 범행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18년 동안 경찰로 근무한 피고인이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결국 재판부는 A경위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A경위가 ▲가짜 대출 상담사의 '허위 입출금 거래 명세를 만들어 채무 상환 능력을 올리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그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이 이에 부합하는 점 ▲이 과정에서 자신의 경찰 신분을 감추기 위해 어떠한 조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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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경찰인 피고인이 공무원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당연 퇴직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보이스피싱 전달책이 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공소사실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기에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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