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비행시간 중 1.3%만 날갯짓
상승기류 타고 활공하듯 비행
英 연구팀 "숙련된 파일럿…유연한 비행기술 보여"

남미 대륙 남단에 서식하는 맹금류 안데스콘도르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남미 대륙 남단에 서식하는 맹금류 안데스콘도르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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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맹금류 '안데스 콘도르'가 날갯짓 한번 없이 100㎞ 넘게 비행하는 비결이 밝혀졌다.


콘도르는 날개 길이 3m, 몸무게 15㎏에 달하는 새로 현재 생존한 맹금류 중 가장 크고 무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미 과학 저널 '국립학술원회보'에 실린 논문에서 한나 윌리엄스 영국 웨일스 스완지대 박사 등 영국 연구팀은 아르헨티나 연구팀과 협력해 콘도르의 비행 방법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 논문에서 윌리엄스 박사는 "콘도르는 전체 비행시간의 극히 일부만을 날갯짓에 쓴다"며 "그것도 대부분 땅에서 날아오를 때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험이 부족한 어린 콘도르도 날갯짓 없이 방대한 거리를 이동하는데, 과거 콘도르보다 날개폭이 2배는 더 컸던 멸종한 맹금류가 어떻게 날아다녔을지 추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아르헨티나 연구팀은 연구를 위해 아르헨티나 남단에 있는 파타고니아 지방에 서식하는 콘도르 8마리를 붙잡아 위치 기록 장치를 달았다. 이 장치는 콘도르들이 비행한 총 250시간 동안 얼마나 날갯짓을 했는지 기록했다.


그 결과, 콘도르는 전체 비행시간 중 불과 1.3%만을 날갯짓하는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도르는 하늘로 날아오를 때만 날갯짓을 했고, 활공할 때는 날개를 거의 퍼덕이지 않았다. 한 새는 5시간 동안 100마일(160km)을 날면서 단 한 번도 날갯짓하지 않았다.


황새, 물수리 등 상대적으로 작은 조류가 비행시간의 각각 17%, 25%를 날개 치는데 쓴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콘도르는 매우 적은 에너지를 소모해 비행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09년과 2014년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수컷 안데스콘도르 2마리 / 사진=서울시

지난 2009년과 2014년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수컷 안데스콘도르 2마리 / 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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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르가 이같이 효율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비결은 상승기류 덕분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지표면이 태양 빛에 달궈지면 산 아래에서 산 위로 부는 따뜻한 상승기류가 발생하는데, 콘도르는 이 기류를 타고 활공하듯이 비행한다.


기류가 그치면 콘도르는 날갯짓을 해 다른 상승기류로 갈아탄다. 이 때문에 상승기류가 상대적으로 미약한 아침에는 날개를 더 자주 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콘도르는 상승기류의 이점을 이용한다"며 "콘도르는 경험 많은 파일럿이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비행에 숙련돼 있을 줄은 몰랐다"고 썼다.


다만 이같은 비행 방식은 위험할 수 있다. 상승기류를 찾지 못하면 그만큼 날갯짓을 하는데 더 많은 힘을 소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구팀은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콘도르는 기류를 신중하게 타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기류는 지상에서 이따금 불어오기 때문에 콘도르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시간대에 상승기류를 타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에밀리 셰퍼드 스완지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콘도르의) 비행 기술이 얼마나 유연한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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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퍼드 박사는 "인간 글라이더 파일럿들은 비행에 유리한 날씨를 골라 날 수 있지만, 콘도르는 먹이를 찾기 위해 언제라도 날 수 있어야 한다"며 "기류를 타고 날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과 마주하면 콘도르도 자주 날갯짓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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