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스카우트제도 'CDC 프로그램', 도입 2년여 넘기며 안착
"하고 싶은 일 하게 하라" …팀 리더→구성원 중심의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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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마음 떠난 부서에서 업무 효율이 나겠나. 직원들이 우리 회사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2년 전 도입한 사내 스카우트 제도 CDC(Career Development Challenge) 프로그램은 달라진 기업문화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예로 손꼽힌다. CDC는 누구든 하고 싶은 업무에 상시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직원의 입사 시기, 업무 등 조건을 따지지 않는 데다 기존 소속 팀의 의견도 일절 반영되지 않는다. 소속 팀 리더가 반대하더라도 직원이 원한다면 언제든 부서를 이동할 수 있게 문을 열어둔 것이다.

◆"하고 싶은 일 하게 하라"= 26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도입 3년 차를 맞은 CDC 프로그램은 매년 직원들의 지원 건수가 증가하며 안착하고 있다. 박 대표의 취임 이듬해인 2018년 2월 도입된 이 제도는 직원들이 원하는 부서에서 원하는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직원 역량과 조직 활력을 끌어올리고, 이를 성과 창출로 연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내 인트라넷에 별도 CDC 사이트를 마련해 1년에 한 번 이뤄지는 조직 개편과는 별개로 상시적으로 운영 중이다.


달라진 기업문화…박정호 SK텔레콤 대표 "마음 떠난 부서서 성과 안나" 원본보기 아이콘

특히 SK텔레콤은 인력 충원이 필요한 팀에서 자유롭게 올리는 모집 공고 외에도, 직원들이 먼저 원하는 부서ㆍ업무와 이력서를 비공개로 업로드해 자신의 인사 이동을 요청할 수 있게 했다. 해당 게시물은 인사팀과 지망 팀 리더만 열람할 수 있고, 이후 블라인드 심사와 면접 등 모든 절차가 비밀리에 진행된다. 해당 직원의 부서 이동이 결정된 경우에만 지망 팀 리더가 기존 팀 리더에게 "언제부터 이동 부서로 출근할 예정"이라고 통보하는 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직원들의 지원, 면접 사실은 모두 비공개된다. 부서 이동이 결정난 경우에만 공개된다"고 설명했다.

도입 첫해인 2018년만 해도 직원들 사이에선 회사 눈치를 보며 머뭇대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동 직후 기존 팀 리더와 직원 간 일부 어색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경력ㆍ신입 직원의 경우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를 두고 회사 차원의 고민도 깊었다. 하지만 도입 2년여를 넘기며 CDC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업무를 시도하는 직원은 점점 늘었고, 내부에서도 이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하달식 통보가 당연하게 여겨지던 기업 인사 문화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박 대표 지론 반영 '선의의 경쟁'= 이 같은 프로그램이 안착하기까지는 팀 리더 중심의 조직이 아닌, 구성원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직만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소 박 대표의 지론이 그대로 반영됐다. 박 대표는 취임 2년 차인 2018년 초 "직원들이 원하는 부서에서 일하도록 하는 것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길"이라며 프로그램 도입을 결정했다. 그는 "마음 떠난 부서에서 계속 일해봤자 업무 효율이 날 수가 없다"면서 "부서를 나가고 싶어 하는 직원은 다른 부서로 갈 수 있는 절차를 열어둘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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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직원을 빼앗긴 부서로선 손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일하고 싶은 부서' '일하고 싶은 팀'을 만들기 위해 부서 간, 팀 간, 리더 간 선의의 경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팀장급인 SK텔레콤 관계자는 "팀 리더끼리는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셈"이라며 "당장 인사 통보를 받은 팀으로선 일부 속상한 면도 있으나 '누구든 일하고 싶어 하는 조직'을 만들고자 하는 선의의 경쟁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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