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으로 돈 버는 시대 끝나
빅테크의 금융권 공습 '속수무책'
은행, 디지털 전환 서둘러야 생존

[금융에세이]악화일로 은행 수익성…생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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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하반기 국내은행의 건전성은 저하하고, 수익성은 악화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은행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다시 실물경제 자금 공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1일 ‘2020년 하반기 은행 경영환경 전망 및 주요 경영과제’ 보고서에서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경기부진 및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국내은행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대출자산 확대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월 말 기준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은 1.60%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1.31%) 이후 월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로 돈을 벌어온 은행들의 예대마진이 줄면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된다. 은행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순이자마진(NIM)도 1분기 기준 1.46%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3월 이후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면서 은행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으나 하반기에는 극적인 경기반등이 없는 한 일상적인 대출수요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은행의 이자이익 규모도 상반기 대비 정체 내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코로나 위기에 따라 경제성장률 등 거시경제지표 전망 하향, 기업 신용등급 하향, 기존 여신의 예상 손실 증가라는 악순환에 따라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손충당금은 금융회사가 대출금 등 빌려준 돈의 일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계정이다. 충당금을 많이 쌓을수록 건전성은 높아지지만 수익성은 악화된다.


여기에 오는 8월 마이데이터 산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의 본격 도입, 오픈뱅킹 확대, 빅테크 기업들의 약진 등이 예상돼 은행산업의 시장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사업자 및 통신사 등이 간편결제 및 간편송금 기능을 토대로 금융상품 판매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디지털 혁신과 변화된 금융환경에 새로운 경쟁자 등장으로 라이선스 산업으로 보호 받던 은행들이 무한 경쟁에 노출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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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환경에서 올 하반기 국내은행은 자금중개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내야 한다고 서 선임연구위원은 제언했다. 그는 “담보를 중시하는 대출관행에서 속히 벗어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차주(대출자)의 경쟁력을 평가하고,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는 차주에게는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실물과 금융의 복합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 및 내부유보 확대, 수익성 관리, 취약부문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에 힘을 실어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금융사 또는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M&A) 기회도 모색할 시점이라고 봤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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