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한, 이제부터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 남북관계 파탄 선언(종합)
북한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담화
"남조선당국에 대한 신뢰 산산조각"
"남한과 다시는 마주서고 싶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만난 뒤 북한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옹으로 배웅하고 있다. <이하 사진=연합뉴스>
북한 장금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은 12일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한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뿐만 아니라 무능하기까지했기에 남북관계가 이 지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남한 당국과 마주하고 싶지 않다며 사실상 남북관계의 파탄을 선언했다.
장 통전부장은 이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남관계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제목의 담화를 내고 "이번 사태를 통하여 애써 가져보려 했던 남조선 당국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청와대가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조선 속담이 그른 데 없다"면서 "우리로서는 믿음보다 의혹이 더 간다"고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지난 4일 담화 이후, 청와대와 통일부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 의지를 밝히고 전단 살포 단체 대표들을 수사 의뢰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정부가 '대북 굴종'이라는 비난까지 감수하고 나섰지만, 북한은 이를 시종일관 폄훼하기만 했다.
장 통전부장은 "(청와대의 대응을) 들어보면 속죄와 반성의 냄새도 나고 엄정대응 의지도 그럴듯해보인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청와대가 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꾸며낸 술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현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을 남한에 돌렸다. 장 통전부장은 "좌우상하 눈치를 살피고 좌고우면하면서 번지르르하게 말보따리만 풀어놓은것이 남조선당국이였다"면서 "여직껏 말이 부족하고 글을 제대로 남기지 못하여 북남관계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한 말과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고 그것을 결행할 힘이 없으며 무맥무능하였기 때문에 북남관계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통전부장은 "북남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진심으로 우려하였다면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이후 지금까지 2년이 되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런 (대북전단 금지) 법 같은 것은 열번 스무번도 더 만들고 남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장 통전부장은 "북과 남이 손잡고 철석같이 약속하고 한자한자 따져가며 문서를 만들고 도장까지 눌러 세상에 엄숙히 선포한 합의와 선언도 휴지장처럼 만드는 사람들이 아무리 기름발린 말을 한들 누가 곧이 듣겠는가"라면서 "그런 서푼짜리 연극으로 화산처럼 분출하는 우리 인민의 격노를 잠재우고 가볍기 그지없는 혀놀림으로 험악하게 번져진 오늘의 사태를 어물쩍 넘기려고 타산했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오산은 없을 것이며 그것은 오히려 우리에 대한 또 하나의 우롱으로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큰일이나 칠것처럼 자주 흰소리를 치지만 실천은 한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상대와 정말로 더이상은 마주서고싶지 않다"고 했다.
장금철 통전부장이 개인 명의 담화를 낸 것은 처음이다. 장 통전부장은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 자리를 넘겨받았다.
북한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외에도 13일 0시 5분께 북한 주민들이 듣는 대내용 라디오인 조선중앙방송에 장금철 통전부장의 담화를 공개했다.
이는 북한이 12일 대미 비난 메시지를 발표하면서도, 주민들에게는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며 미국과의 대화 여지를 남겨둔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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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통전부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어차피 날려 보낼 것, 깨버릴 것은 빨리 없애버리는 것이 나으리라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면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직시하면서 대결의 악순환 속에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 우리의 결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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