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본주의 상징' 코카콜라의 추락
코로나19 확산에 프로스포츠 줄줄이 연기
바 등 오락시설 영업금지 등 매출 직격탄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가장 미국적인 기업으로 불리는 코카콜라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북한과 쿠바를 제외한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매일 20억병 이상, 1초에 2만2000잔이 팔린다는 코카콜라는 이달 매출이 25% 급감하면서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카콜라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이달 전 세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1~2월만 해도 코카콜라의 전 세계 판매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 늘었지만 지난달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결과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올해 실적 전망도 철회했다. 매출이 급격히 줄자 주가도 폭락해 올해 초 주당 54.99달러에서 지난달 23일에는 올해 들어 최저치인 주당 36.37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24일 주가는 45.43달러를 기록했다.
코카콜라의 실적 하락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스포츠 경기가 줄줄이 취소된 데다 바나 식당 등 오락시설 영업이 금지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코카콜라 매출에서 주점과 스포츠 경기 매출 비중은 절반일 정도로 절대적이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각국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택격리, 이동 제한 등 조치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며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하는 2분기에는 실적의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코카콜라의 실적은 단순히 기업의 영역으로만 국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음료를 뛰어넘어 미국 문화의 일부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코카콜라의 실적을 책임져온 프로 스포츠, 바 등은 미국 문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코카콜라의 성장은 미국의 패권과도 비슷한 곡선을 그렸다. 코카콜라가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등장한 때는 미국이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떨치기 시작한 2차 세계대전 이후다. 1950년 인물이 아닌 소비재 중 처음으로 미 시사 잡지 타임지의 표지를 장식했다. 콜라를 자본주의의 아편이라고 부른 마오쩌둥이 사망한 이후에는 중국 진출에도 성공했다. 미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코카콜라가 진출하지 못한 국가는 북한과 쿠바 단 두 곳뿐이라고 보도했다. 2001년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의 코카콜라 제조공장이 극단주의 반미단체인 인민전쟁그룹에 의해 파괴되는 등 전 세계 반미 세력의 주요 표적이 되기도 했다. 미국이 올해 코로나19 대응에 사실상 실패하자 코카콜라 실적도 급락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패권경쟁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코카콜라에 위기가 찾아오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브랜드 컨설팅 그룹 인터브랜드가 해마다 발표하는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100'에서 코카콜라는 2000년부터 13년 연속 브랜드 가치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3년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준 후 3위로 밀린 데 이어 2018년에는 5위로 떨어졌다.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도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633억6500만달러를 나타냈다. 1위 기업인 애플(2조3424억1000만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코카콜라를 바라보는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시선도 과거보다는 어두워졌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코카콜라 실적 발표 이전인 지난 6일 평가보고서에서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지만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S&P는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데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 여파로 코카콜라가 레버리지 비율을 개선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향후 12개월 이내에 등급이 추가 하향될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도 지난달 20일 보고서에서 A1(안정적)으로 유지했지만 부채를 기반으로 한 인수 등을 지적하면서 영업능력이 약해지면 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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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는 비용 절감을 위해 감원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커피 프랜차이즈 코스타커피는 코로나19 사태로 1만6000여명의 바리스타를 임시 해고했다. 퀸시 CEO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자사 일부 사업 부문에 심각한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고 존 머피 코카콜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코로나19 사태로 불필요한 사업부문 운영비를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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