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용역거래 결제시스템 만든 김진 직뱅크 대표의 큰 그림

김진 직뱅크 대표

김진 직뱅크 대표

AD
원본보기 아이콘


"먹튀, 결제 지연 등 중소기업들이 용역거래에서 부딪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김진 직뱅크 대표가 용역거래 결제시스템 '직페이'를 선보인 배경에는 쌓여가는 미수금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의 애로가 자리잡고 있다. 발주자가 결제를 해도 이 돈이 협력업체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고 약속어음, 현금 등 결제방식의 구조적인 문제들은 고질적으로 반복돼 중소기업의 숨통을 죄고 있었다. 결국 기업을 도산으로 내몰기도 했다. 김 대표는 발주자, 공급자, 협력업체까지 모두가 보호 받는 안전한 결제시스템을 통해 이어지는 이 문제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중소기업 금융 서비스 전반을 혁신하는 데까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9일 김 대표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5년 안에 중소기업 전문 인터넷 은행을 설립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가 중기 전문 인터넷은행 설립까지 계획할 수 있는 것은 산업 전반에서 이뤄지는 용역거래 결제의 문제점을 '직페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직페이는 블록체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결제 모델로, 일을 맡기는 발주자가 NH농협은행의 안심계좌에 돈을 예치한 뒤 시공사에게는 예치금을 대체 지급할 수 있는 '토큰'을 주는 방식이다. 시공사는 이 토큰을 협력업체의 자재 구매나 외주 용역 대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 이후 이 토큰은 업무가 완료되면 은행을 통해 현금으로 정산 받는다. 늑장 결제 등 현금결제의 문제점과 약속어음의 제도적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하고 투명하고 간편한 거래방식으로 발주자나 공급자, 협력업체까지 모두가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공정 단계에 따라 예치된 현금을 바탕으로 정산하도록 해 중간업체가 부도가 나더라도 돈을 떼일 위험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는 "발주자가 준 돈을 다른 곳에 쓰지 못하게 안전하게 예치하고 일을 진행하면 은행이 협력업체나 공급업체에 지급하는 시스템"이라며 "토큰은 해당 프로젝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소멸된다"고 했다.


이 같은 직페이 서비스의 근간에는 김 대표의 경험이 켜켜이 쌓여 있다. 그는 산업디자인 전공으로 인테리어, 설계, 건축 등의 분야에서 15년 동안 사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발주처의 도산으로 받은 어음이 휴지조각이 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후 현금 거래를 고집했지만 결제 지연 등이 빈번해 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기업의 결제 수단 선택지가 어음과 현금밖에 없는데 이를 바꿀 수 없을까 고민하다 이 비즈니스 모델로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직페이는 김 대표가 2016년 창업 이후 지속해온 고민의 결과물이다. 결제시스템 특허와 빅데이터 구축 특허 2건을 국내에서 획득했고 해외 특허 출원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서비스를 위한 법ㆍ제도적 준비를 마쳤고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해 3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약 10억원의 거래를 실제 테스트했고 올해 정식 오픈 후 곧바로 2억원 정도의 거래가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재 주춤한 상태지만 용역거래는 산업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요는 무궁무진 할 것으로 김 대표는 내다보고 있다.


그는 "1차 타깃은 10억원 미만의 소형 건축 분야이며 다음은 건설 외 다른 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대표는 "사용한 기업들로부터 편리하고 안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며 "거래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좁힐 수 있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 협력업체의 경우 수수료 부담을 질 테니 공급사에 직페이 안심결제를 요청하는 사례도 있다고 김 대표는 부연했다.


그는 이렇게 거래액이 증가하고 참여 기업들의 거래 데이터가 쌓이면 중소기업 전문 인터넷은행을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기업이 무슨 목적으로 토큰을 어느 정도 사용했는지 축적된 데이터를 보면 기업의 신용도를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우선 3년 안에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잡았다. 이후 2024년에는 중기 전문 인터넷은행을 설립하겠다고 했다.

AD

김 대표는 직페이의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용역거래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해외라고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시장을 테스트 베드로 삼아 중국, 동남아 등으로 진출하고 미국 현지법인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