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남은 카드는…이르면 5월 추가 금리인하
지준율 인하는 최후 수단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은의 남은 카드에도 관심이 쏠린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만일 더 악화할 경우 추가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 0.75%인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실효하한을 0.5% 정도로 보고 있다. 따라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한 차례 정도는 더 낮출 수 있다.
기준금리를 실효하한까지 내린다면 금융권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는 '한국형 양적완화'가 아닌, 전통적 방식의 양적완화(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국채 등을 매입해 시중에 돈을 푸는 것)도 가능하다. 전직 한은 금통위원 출신인 함준호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더 이어지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낮추고, 본격적인 양적완화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도 글로벌 위기 이후에 기준금리가 0.5%인 수준에서 양적완화를 단행한 바 있다.
증권사나 은행을 추가 지원하는 방법도 있다. 지난 2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한은법 80조에 따라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보험사 등에 한은이 직접 대출해줄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부분은 정부와의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 지급준비율이란 시중은행들이 예금 인출 요구에 대비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말한다. 지준율을 낮춰주면 시중은행들이 대출 등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나게 된다. 다만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당시에도 인하한 적이 없어 최후의 수단 정도로 고려된다. 정부 관계자는 "지준율 인하는 시중은행 전체가 참여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시장 쪽에서는 훨씬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 정책은 조단위가 아니라 수십조, 수백조 단위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채권시장에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적자국채 발행은 없다고 못박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해 적자국채 발행을 할 경우 한은의 추가 국고채 매입은 불가피하다. 국고채 단순매입은 한은이 쓸 수 있는 공개시장조작 방법 중 하나다. 한은은 지난달 19일 1조5000억원(액면가 기준)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한 바 있다. 한은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에도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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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한은이 회사채·기업어음(CP)을 사들이며 기업에 직접 자금을 공급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한은은 정부의 지급보증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윤 부총재는 "정부의 지급 보증은 국회를 통과해야 가능하다. 국민 공감대를 형성할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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