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이모(16)군이 위조한 경찰 공문서

태평양 이모(16)군이 위조한 경찰 공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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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정윤 기자] 성 착취 음란물을 제작ㆍ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의 공범 '태평양' 이모(16)군이 경찰 공문서까지 위조해 범행에 활용하려 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1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군은 지난해 11월 텔레그램 내 한 단체 채팅방에 서울지방경찰청을 사칭한 공문서를 만들어 올렸다. 해당 공문서는 '수사업무자료 제공요청'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이군은 공문서에서 형사소송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제시하며 '아동ㆍ청소년 음란물을 상습 유포한 범죄자가 가상계좌로 이체한 내용의 스크린샷을 텔레그램 대화방에 올린 것이 확인됐다'며 가상계좌를 이용한 사람의 인적사항 등 관련한 서류를 제공해 달라고 적었다.

위조된 공문서 말미에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장으로 오기한 것과 팩스번호를 기입하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실제 경찰에서 사용하는 문서와 유사한 형태다. 이군은 해당 공문서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올리며 '잘 만들었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군이 공문서를 활용해 성 착취 피해자 등의 신상정보를 빼내고 이를 협박 수단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조씨 일당은 공익근무요원 등 공범을 통해 주민번호 등 피해자들의 인적사항을 알아낸 뒤 협박에 사용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선 위조한 공문서의 내용과 이용 목적에 따라 이군에게 위조공문서행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형법은 행사 목적으로 공문서를 위조하거나 변조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미수범 역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경찰은 이군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공문서 위조 혐의를 적용하진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공문서 위조 혐의로 태평양 이군에 대한 수사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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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은 지난달 5일 아청법상 음란물제작ㆍ배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애초 이군에 대한 첫 재판은 같은 달 30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검찰이 추가기소 가능성을 고려해 기일연기 신청을 하면서 이달 20일로 미뤄졌다 검찰이 '와치맨' 전모(38)씨와 '켈리' 신모(38)씨 등 이미 재판에 넘어간 n번방의 주요 운영자들에 대한 보강수사에 착수한 만큼 수사 과정에서 이군의 공문서 위조 혐의가 추가될 수도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위조된 문서의 내용이 조잡하거나 누가 봐도 허위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한 게 아니면 위조 문서를 올린 시점부터 혐의 적용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상당히 정교하게 만들어진 문서로 보이기 때문에 위조공문서 행사 혐의는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검찰에서 이미 자료를 확보한 상태라면 추가 기소 때 혐의를 추가하는 방향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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