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코로나19 탓에 여행 취소시 '위약금 면제·조정'이 합리적"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여행 취소시 위약금을 면제하거나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10일 밝혔다. 사적계약에 근거한 취소 수수료 부과 여부에 대해선 정부가 강제하기 어려운 만큼 대신 관련 업계에 적극적인 분쟁조정 노력을 당부한 것이다.
이날 오전 공정위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위약금 분쟁 관련 대응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송상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예식 등 분야 위약금 상담이 급증하고 있다"며 "부득이하게 예약을 취소한 소비자의 입장을 충분히 감안해 경영상황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분쟁해결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여행·예식 업계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올 1월20일부터 지난 8일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위약금 관련 소비자 상담건수는 총 1만4988건(5개 업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배 늘었다. 또 같은 기간 한국소비자원에 코로나19에 따른 위약금과 관련해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은 총 614건이다. 세부적으론 ▲국외여행 228건 ▲항공여객 126건 ▲음식 서비스 128건 ▲숙박시설(국내+국외) 122건 ▲예식 서비스 10건 등이다. 총 614건 중 231건(37.6%)은 처리완료했고, 34건(5.5%)은 분쟁조정절차로 이관됐다. 나머지 349건(56.8%)은 처리 중이다.
앞서 공정위는 한국여행업협회와 지난달 7일과 27일 두 차례 간담회를 실시했다. 항공사와는 같은 달 13일 , 한국예식업중앙회와는 지난 4일, 6개 소비자단체와는 지난달 20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공정위는 여행업의 경우 최근 확진환자 급증으로 한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및 격리조치를 실시하는 국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조치로 인해 여행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예식업계에겐 지난달 19일 이후 확진환자 급증과 코로나19 심각단계 격상 등으로 감염병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위약금이나 최소보증인원 조정 등을 요청할 경우 적극 협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여행업협회는 '입국금지와 강제격리 국가로의 여행 취소는 위약금 없는 환불이 합리적'이라면서도 '신혼여행 등 특화상품은 현지여행사와 호텔(리조트)의 위약금 부과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여행사가 현지여행사 및 호텔(리조트)에서 환불을 받은 뒤에나 소비자에게 환불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국장은 "입국금지의 경우에는 사실 정부명령으로 볼 수 있는 소지가 있고, 강제격리도 사실상 여행의 목적이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며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여행 취소에 대해서는 '위약금 없이 면책 가능하다'라는 입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식업중앙회는 소비자가 3∼4월 예정된 결혼식의 연기를 희망할 경우에는 소비자가 이행확인서를 작성하면 위약금 없이 3개월까지 연기할 수 있도록 회원사에 공지한 상태다. 다만 취소의 경우 위약금을 감경하도록 회원사를 독려 중이지만 고정비용을 고려할 때 위약금 전액 면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 국장은 "위약금의 문제는 당사자 간의 사적계약에 따른 해결이 원칙이고, 소비자뿐만 아니라 사업자의 어려움도 큰 점을 고려할 때 공정위가 위약금 면제 여부 및 그 범위를 획일적으로 일정한 기준에 따라 강제하는 것은 곤란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가적인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계약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가장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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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향후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유사한 감염병에 따른 분쟁해결기준 마련을 검토하기로 했다. 송 국장은 "표준약관의 개정이나 분쟁해결기준에 감염병 관련을 반영시키는 문제는 굉장히 많은 사항에 대한 사전검토가 요구된다"며 "다만 향후에 이런 사태가 계속 거듭될 경우에 대비해 장기적인 과제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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