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9년 만에 빛 본다…케이뱅크 정상화길도 열려
5일 본회의 처리 전망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제2의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ㆍ라임' 사태를 막을 장치로 관심을 모은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안(금소법)'이 9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금소법의 핵심은 일부 금융상품으로 한정됐던 주요 판매규제 적용을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금융소비자의 권익이 대폭 강화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국회는 5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금소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본회의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었던 전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별다른 이견 없이 가결된 터라 통과가 유력하다. 금소법은 적합성ㆍ적정성ㆍ설명의무ㆍ불공정영업행위 금지ㆍ부당 권유행위 금지ㆍ광고 규제 등 6대 판매행위 원칙을 전체 금융상품에 적용하도록 정한다.
설명의무, 부당 권유행위 금지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근거도 담겼다. 금융회사가 판매 규제를 위반했을 경우 소비자가 일정 기간 안에 금융사에 해당 계약의 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위법 계약 해지 요구권'도 신설된다. 신청 기한은 계약 체결 후 최장 5년 이내 범위에서 별도로 정해질 예정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는 반영되지 않았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금융사의 위법행위가 악의적ㆍ반사회적일 경우 피해자에게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다. 집단소송제는 금융사와 소비자 간 분쟁이 생겼을 때 일부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해 판결을 받으면, 소송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피해를 본 이들에게도 판결의 효력을 인정한다.
금융사의 위법사실을 입증하는 책임 주체를 피해자에서 금융사로 전환하는 입증책임 전환 문제는 금융사의 설명의무 위반 시 고의ㆍ중과실에 대해 적용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금소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2011년 최초 발의가 이뤄진 이후 총 14개 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통과는 계속 좌절됐다. 지난해 터진 DLFㆍ라임 대규모 손실사태 등으로 소비자보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것이 9년 만의 통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은 고강도 규제의 성격을 지닌 금소법 시행에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도 소비자 보호에 관한 모범규준이 존재하고 각종 소비자보호 장치를 전사적으로 마련하고 있지만 이를 넘어서는 장치들이 법제화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DLFㆍ라임 사태 등으로 가뜩이나 영업력이 위축돼있어서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전통적인 '이자 사업'에 더 치중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금소법 규정 해석을 둘러싼 각종 방식의 다툼이 빚어질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자금난으로 신규 대출영업을 중단한 채 표류하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를 회생시킬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도 이날 통과가 유력하다. 케이뱅크는 KT를 대주주로 변경해 5900억원을 수혈받아 자본금을 1조원대로 확대함으로써 자금난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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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2015년 ICT가 주력인 비금융사업자가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기존 한도인 4%를 넘어 5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인터넷은행 도입방안을 밝혔다. 50%라는 보유 한도는 이후 논의를 거치며 34%로 조정됐고 KT는 여기에 근거해 케이뱅크의 지분을 34%로 늘려 최대주주가 된다는 구상이었으나 담합(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대주주 결격사유로 정한 현행 인터넷은행법에 발목이 잡혀있었다. 개정안의 핵심은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결격사유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을 제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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