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철권독재 무바라크, 감옥 대신 가족 곁에서 숨져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했던 현대판 '파라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사망했다.
이집트 언론 등은 이날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카이로 소재 병원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이집트 언론 등은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수술을 받은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만 소개했다.
이집트 공군 조종사 출신인 무바라크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당시 공군참모총장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공격을 주도했다. 이집트군이 연패했던 이전과 달리 전쟁 초기 이스라엘군에 막대한 타격을 안겨주면서 그는 상당한 명성을 얻었다. 당시 전과로 안와르 사다트 정부에서 부통령을 맡았다.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된 뒤 대통령에 오른 뒤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했다.
친서방 정책 속에서 경제 발전 등에 상당한 공헌을 세웠지만 장기집권과 부패, 빈부격차, 권력 세습 시도로 인한 국민적 불만을 사기도 했다.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수백만명의 시위대의 퇴진 시위에 밀려 결국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퇴진과정에서 800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은 것과 그동안의 부패 혐의 등으로 이집트 법원은 종신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재심에서 2017년 상대적으로 가벼운 죄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하며, 그를 풀어줬다.
무바라크 실각 후 이집트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함마드 무르시가 첫 민선 대통령으로 2012년 당선된지 일 년 만인 2013년 압델 피타 엘시시 현 대통령의 쿠데타로 군부독재로 회귀했다.
이집트 정부는 무바라크의 사망과 관련해 3일간의 국장을 선포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무바라크의 사망과 관련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무바라크는 전쟁영웅으로 아랍의 자존심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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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무바라크의 사망 소식은 아랍의 봄 이후 무너진 이집트의 상황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이집트 내부에서는 철권통치를 했던 무바라크가 감옥이 아닌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서 세상을 떠난 것에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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