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신종코로나 위기상황, 한중관계 밀착의 기회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돌파한 가운데 많은 중국인들이 두려움 속에서도 정부의 각종 통제를 참아내며 차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수도 베이징에도 엄격한 주택단지 봉쇄식 관리가 시작됐다. 차오양구에 위치한 기자의 아파트단지 주출입구 앞에는 경비원 배치가 강화됐다.
경비원들은 입구를 통해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출입등록 시간, 이름, 전화번호, 체온, 이상증상 유무, 최근 2주내 베이징을 벗어났는지 여부 등을 기록하게 했다. 입주민이라도 마스크를 안쓰면 출입문을 통과할 수 없고, 한번 기록작성을 했더라도 출입문 통과때마다 다시 기록 작성이 요구됐다. 외부인 출입은 원칙적으로 모두 차단됐다. 체온을 재고 손에 소독약이 뿌려지는 것은 출입문 통과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가 됐다. 다소 귀찮게 여겨질 수 있는 통제지만 기자가 본 중국인들은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며 질서있게 지키려 하는 모습이었다. 긴장 속에서 다소 조심하며 조용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신종 코로나 확산이 집중되고 있는 후베이성 우한 만큼은 아니지만 긴장감이 도는 베이징에도 상당히 많은 한국인들이 빠져나갔다.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절반 정도의 한국인이 이미 베이징을 벗어나 귀국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상당수는 당장 베이징을 떠나도 생계에 지장이 없는 주재원ㆍ사업가들의 가족들일 것이다.
물론 대기업 중에도 일부는 핵심 인력만 빼고 주재원을 철수시킨 곳이 있다. 낯선 땅에 임시로 정착한 이방인이 느끼는 두려움이 더 클 것이라는 점이 이해는 되면서도 굳이 베이징에서조차 우리 기업들이 주재원을 귀국조치하는 게 최선이었나 하는 아쉬움도 든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공장 가동을 멈추게 한 중국 정부의 통제를 어떻게하면 하루빨리 벗어날수 있는가다. 지난 9일 전까지 많은 중국 내 공장들이 원칙적으로 가동을 할 수 없었지만 중국산 부품 공급이 시급한 우리기업들은 공장 가동이 재개될 경우 중국인 직원들이 생산현장에 복귀해 예전처럼 일해주기를 바랐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시장을 14억이라는 어마한 인구가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기회 때문에 늘 안타까워했다. 중국 진출이 자리를 잡아갈때쯤 터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이슈는 중국 진출 기업들에게 많은 걸 잃게한 아픈 상처다. 사드 이슈를 계기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어떻게하면 중국과 밀착할수 있을지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했다. 상반기로 예정된 시진핑의 한국 방문이 한중 관계 강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중국의 위기 상황에 우리 정부와 기업이 먼저 손을 내밀고 더 가까이 다가간다면 지금의 한중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도 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던 지난 6일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베이징 방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훈센 총리는 방중기간 동안 시진핑 중국 주석과 리커창 총리와 잇달아 만났는데, 신종 코로나 발병 확산 이후 중국을 방문한 첫번째 외빈으로 기억됐다. 당시엔 많은 국가들이 중국에 있는 자국민을 탈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중국으로 향하는 하늘길의 문을 걸어 잠그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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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 총리는 특수한 시기에 중국 방문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캄보디아 정부와 국민들이 중국의 신종 코로나 확산 저지 노력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하기 위함이라는 달콤한 말도 보탰다. 시 주석은 "어려울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까지 꺼내들며 훈센 총리의 방중 자체를 추켜세웠다. 외국인직접투자(FDI)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중국과의 협력 강화가 절실한 훈센 총리의 정확한 방중 목표를 중국이 모를리는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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