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에도 반도체 가격 안빠지는 이유는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에도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신종 코로나가 반도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데다 공급 차질을 우려한 고객사의 재고 확보 움직임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가격 유지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으로 많이 쓰이는 DDR4 8Gb D램 현물가격은 전일 3.4달러로 지난주 3.3달러 대비 소폭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같은 기간 TLC 256Gb 낸드플래시 가격도3.1달러대에서 3.2달러대로 상승했다.
D램 고정가격 역시 지난달에 상승했다. DDR4 8Gb D램 제품의 고정 가격은 지난달 31일 평균 2.8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달 전인 12월 말일 대비 1% 가량 오른 수준으로 2018년 12월 말 이후 첫 상승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D램 생산량 조절이 계속되는 한편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가 이어진 데 따른 영향이다.
신종 코로나로 인한 영향도 미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 공장과 D램을 만드는 SK하이닉스의 우시 반도체 공장 등 우리 기업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은 현재 24시간 가동 중이다.
중국 정부가 많은 제조업체들에게 이번주 공장 가동 중단을 권고했지만 반도체 공장은 가동을 허용했다. 반도체 제조 라인 특성상 공장을 한번 멈추면 설비를 재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재가동까지 2개월 이상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수백억에서 수천억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제조사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비롯해 우한신신반도체 등 여러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우한시에 위치해 있음에도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종 코로나로 인해 소비 심리가 악화되고 이에 따라 스마트폰과 PC, 서버 등 수요가 감소하면서 반도체 수요 역시 나빠지는 것에 대한 우려는 있다. 이미 춘절 연휴 기간 동안 중국 휴대폰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공급망 악화로 전체적으로 제품 수급이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일시적으로 반도체 가격이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강하고 공급 불안에 따른 재고 확보 수요 역시 나타나고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 다시 강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볼 때 IT 공급 망에 불확실성이 생길 경우 세트 업체들 입장에서는 가급적 안전 재고 비중 을 높이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실제 소비자 레벨에서의 세트 수요가 감소한다 하더라도, 세트 제조 업체들의 주요 부품 확보를 위한 선제적 주문 또는 더블부킹이 증가로 부품 수요는 오히려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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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원은 "특히, 현재 D램과 낸드의 재고레벨이 지난해 대비 많이 낮아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상승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수요 둔화와 공급망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메모리 사이클의 상승세는 큰 변화없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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