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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답없는 車노사관계]글로벌 톱티어, 위기 때마다 勞使 유연성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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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도요타 등 경영 위기 때
일자리 공유·근로시간계좌제 노동 유연성 제고로 경쟁력 회복

[라이프치히·베를린(독일)=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조합주의 전통이 강한 독일은 일반적으로 개별 기업이 아닌 강력한 산별노조 체제를 기반으로 안정적 노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업장 내에서는 노조와 무관하게 종업원평의회가 사용자와 근로 조건에 대해 협의하고 결정하죠. 결과를 따르는 게 보편화돼 개별 기업에서는 분규 자체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독일자동차협회(VDA)에서 만난 요하임 다마스키 박사는 "독일 자동차 산업의 노사 관계는 노사정 간 사회적 대화를 토대로 매우 안정적이고 협력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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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례로 제시한 곳은 폭스바겐이다. 1990년대 초반 서유럽 내수시장 위축과 일본 업체의 유럽 무대 진출로 폭스바겐은 경영 위기를 맞았다. 폭스바겐의 독일 내 생산 대수는 1990년 160만대에서 1994년 125만대로 급감했다. 판매 감소에 대응하려면 노동 유연성을 높이고 고임금의 비용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사측과 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노측이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폭스바겐은 금속노조와 협상을 벌여 일자리 공유(Work-sharing) 협약을 맺은 데 이어 근로 시간 계좌제를 도입해 생산량을 조정했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2년 고용 보장을 약속받고 조업 단축 시에도 일정 급여를 보장받으며 장기 휴가나 조기 퇴직에도 활용이 가능해 기꺼이 받아들였다.


2000년대 초반 폭스바겐 볼프스부르크 공장이 생산량 감소로 위기를 겪을 때도 주정부와 노조, 경영진이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임금 20% 삭감, 근로 시간 20% 증대, 월 수입 5000마르크의 정규직 일자리 5000개 창출 등을 골자로 한 '아우토 5000'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이는 폭스바겐이 세계 1위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됐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폭스바겐은 두 차례 경영 위기를 경험하면서 노사가 고용 조정 대신 일자리 공유, 근로 시간 계좌제 시행으로 노동 유연성을 제고해 경쟁력을 회복했다"면서 "인건비 절감으로 감원 효과를 냈고 해외 생산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자국 내 생산 규모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위기 속에 빛을 발한 일본 도요타의 노사 관계는 더욱 파격적이다. 1950년대 경영 위기 시 회사의 구조조정에 노조가 반발해 대규모 노동쟁의가 발생했던 도요타는 노사 대립이 모두에게 피해라는 것을 자각하고 1962년 노사 선언 이후 단 한 차례의 파업도 없었다. 일본 내 생산 300만대 이상 유지와 종신 고용제 채택 등이 도요타의 협력적 노사 관계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우리나라 노사 관계의 현실은 세계 최하위 수준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발간한 2019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시장 세부 지표 중 노사 간 협력은 141개국 중 130위에 그쳤다. 특히 노사 간 협력, 임금 결정 유연성, 고용·해고 관행, 정리 해고 비용 지표는 지난해보다 많게는 21계단, 적게는 2계단씩 내려앉았다. 대립적 노사 관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이 등이 노동시장 경쟁력에 최대 걸림돌로 평가됐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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