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훈 한국의료용고압가스협회 회장(가운데)과 협회 관계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당국의 의료용 고압가스 개별등재 추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세훈 한국의료용고압가스협회 회장(가운데)과 협회 관계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당국의 의료용 고압가스 개별등재 추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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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의료용 고압가스는 일반 제약회사 의약품과는 인적 구성과 품질관리 방식이 현저히 달라 획일적인 기준으로 관리가 불가능하다."


장세훈 한국의료용고압가스협회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보건복지부는 업계의 의견을 무시한 채 개별등재 추진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어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국의료용고압가스협회는 이날 정부의 '의료용 고압가스 개별등재' 방침을 재고해줄 것을 촉구했다.


장세훈 회장은 "의료용 고압가스는 명칭 그대로 고압가스안전관리법령에 의해 관리되는 고압가스이면서 약사법에서 근거한 의약품으로 취급되는 물질"이라며 "보건복지부는 의료용 고압가스가 건강보험에 전업소로 보험등재돼 있어 제조업소 식별성이 어렵다는 이유로 내년 1월부터 개별업소 등재방식으로 변경하겠다는 통보를 해왔다"고 말했다.

의료용고압가스협회는 그동안 등재방식 변경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련기관을 여러차례 방문해 업계의 고충과 제품의 차별성을 설명했다. 개별업소 등재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장 회장은 "특히 일반의약품의 경우 제조사의 품질기준이 환자에게 투여되는 시점까지 온전히 유지되지만, 의료용 고압가스는 제조사에서 병원에 공급된 이후 환자에게 투여되는 사이에 액체상태에서 기체상태로 변환되기 때문에 개별등재를 통한 제조업소식별이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제조업소 식별성'의 문제를 지적했다. 장 회장은 "의료용 고압가스는 이미 2018년 1월 시행된 의료용고압가스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도입으로 선진국 수준의 품질관리체계가 확보돼 있으며 제품의 추적성도 확보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보건복지부는 2013년 의약품의 식별성을 위해 표준코드 부여대상의약품을 지정해 국제표준코드체계를 인용, 13자리 숫자로 구성된 코드를 부여하고 있지만 의료용 고압가스는 한약재 등과 함께 '의약품표준코드부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따라서 의료용 고압가스 제조소는 GMP 도입시 제품추적성 확보를 위해 의약품표준코드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해 왔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보건복지부의 개별등재 방식 변경은 추가적인 규제로 작용해 결국 업계의 부담만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회장은 "우리 업계는 오랜기간 인재채용에 어려움을 겪어왔고 개별등재로 인한 추가적인 업무량 증가를 감당키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의료용 고압가스 제조업체들은 GMP 적용과 각종 규제변경으로 법적 책임과 부담만 가중되는 상황에서 개별등재 방식 변경으로 업무량이 한층 가중된다면 의료용 고압가스 사업허가를 반납하고 본업인 산업용 가스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 "결국 담당 공무원의 획일적 기준 적용과 편의주의로 촉발한 행정오류가 의료용 고압가스사업 포기로 이어질 것이고, 이로 인해 산소 없는 사각지대 병원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는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에 심각한 위협을 끼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의료용고압가스협회는 올해 1월 설립됐다. 병원에서 환자의 호흡용으로 사용하는 산소 등을 제조하는 업체 등으로 구성된 단체다.


장 회장은 "의료용 고압가스 제조업체들은 전국 98개 사업장이 있으며 대부분 소기업 형태로 산업용 가스와 병행하고 있다"며 "의료용 가스 시장규모는 2018년 보험급여 청구액기준 327억원, 전체 의약품 급여청구액 17조8764억원의 0.18%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의료용 고압가스 보험수가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장 회장은 "의료용 고압가스에 대한 약제급여목록이 등재된 2001년 이후 19년간 물가상승 등 인상요인이 한번도 반영되지 않은 의료용 고압가스 보험수가 역시 해결해야 할 큰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계는 정부 주도의 GMP 의무시행으로 막대한 설비투자를 감수했고, 품질관리업무 및 제품추적성 확보를 위한 비용 상승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보험수가 인상을 강력히 억제해 왔다. 19년간 정체돼 온 보험수가 현실화는 반드시 선행돼야 할 중요한 과제다"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일본의 사례를 제시했다. 일본의 경우 일본산업의료가스협회(JIMGA)가 업계를 대표해 정부와 각종 정책 및 보험수가 협의 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등재방식 역시 우리나라의 현행방식인 '전업소' 등재방식를 적용하고 있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장 회장은 "일본의 보험수가제도는 의료용 고압가스 공급방식별로 저장탱크, 초저온용기, 고압용기 등 포장단위로 나눠 차등 등재된 보험수가를 적용하고 있다. 또 도서지역, 폭설지역 등 접근이 곤란한 특수지역 의료기관 공급가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어 획일적인 우리나라 보험수가에 비해 합리적인 보험수가가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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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 협회는 정부에서 반드시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 변경에 신중을 기하고,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을 위협하는 일방적 정책 강행을 중지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제도 변경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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