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전화통화로 양국관계 긴장완화?…"확대해석 말아야"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시진핑 중국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통화가 양국의 복잡한 정치적 계산 속에 이뤄진 것으로 양국간 긴장관계 완화로 직결될 것이란 과도한 해석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중 모두 트럼프-시진핑 통화에 의미부여=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은 21일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 소식을 온라인판 머릿기사로 게재하며 무게감을 줬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밤 전화통화를 했다면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양국과 세계 경제에 긍정적인 일이라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이 전화통화를 갖고 무역전쟁을 완화하기 위한 1단계 무역합의 성사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낸 메시지에도 주목했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과 홍콩, 신장, 티베트 관련 사안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언행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이런 미국의 행동이 중국의 내정을 간섭하고 중국의 이해를 해쳤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 영문판을 비롯한 중국 일부 언론들은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시 주석이 홍콩, 신장, 티베트 관련 사안을 내정이라고 강조한 부분과 미국의 이와 관련한 부정적 언행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부분에 무게를 실어 보도했다. 시 주석이 전날 마카오 중국 반환 20주년 축하 연설에서 홍콩과 마카오 문제를 중국의 내정이라고 명시하고 그 어떤 외부세력의 내정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발언한 만큼 시 주석의 통화 내용은 미국의 홍콩인권법 통과 및 중국에 대한 인권침해 비판 등을 문제삼으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알리며 대규모 무역합의에 대해 아주 좋은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이미 (미국의) 농산물 등을 대규모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공식 서명식이 마련되고 있다"고 했다. "홍콩 문제도 논의했고 진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국의 정치적 상황이 정상간 통화에 영향 미쳤을 듯"=일각에서는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가 양국간 긴장관계 완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과도한 해석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국 정상간 전화통화 시점이 시 주석, 트럼프 대통령 모두 복잡한 내부 정치적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는데 주목했다. 중국은 골치아픈 미국의 홍콩, 신장 인권 문제 간섭에 대해 메시지를 보내고 미국 역시 중국의 대규모 농산물 구매를 재확인하며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릴로지 어드바이저스의 존 시티리데스 지정학 전략가는 "탄핵 국면에 있는 트럼프는 어느 때보다 시 주석과 정치적 모멘텀 및 협상 지렛대를 맞물리고 싶어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 시장, 경제 전반을 끌어내릴 수 있는 어떤 상황도 피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 간 1단계 무역협정은 시 주석의 정치적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며 "시 주석도 추가관세를 피하고 중국의 자국산업 보호정책 및 지식재산권 보호 등 어려운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시 주석은 중국 인권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제지하는 데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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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홍콩, 북한 등의 이슈에서 미국의 견해와 가까워질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북한 이슈는 미중 양국간 공통점이 아닌 다툼 요소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전 관료는 "미국은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북한 이슈를 둘러싼 미중간 이견 차이는 좁혀질 수 없는 상황임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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