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생부 작성지침 개정안 행정예고
과제형 수행평가 없애고 학생부 대필도 금지

"수행평가 하느라 잠도 못자" … '부모숙제' 내년부터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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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현재 고등학교에서는 교육청의 지침대로 수행평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과목이 수행평가를 실시하며, 한 과목을 몇차에 걸쳐 실시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학생들이 과다한 수행평가 준비로 6월은 거의 반 혼수상태로 학교생활을 합니다. 장기간 잠을 자지못해 건강에도 이상신호가 오는 학생들이 많으며, 수업시간 집중은 요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지난 6월, 한 20년차 고교 교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이 청원에 한달 동안 9만2000여명이 찬성했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수행평가가 엄마숙제이지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과제냐"는 지적부터 "부모의 지인, 학원 선생님까지 동원돼 집에서 해 오는 과제물로 점수를 매겨 평가하는 건 부당하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경기도 분당의 한 학부모는 "영상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 UCC 만들기 과제는 아마 교사도 해 본 적 없을 것"이라며 "제발 한두명만 고생하고 나머지는 신경 쓰지도 않은 채 동일한 점수를 받아가는 모둠 수행평가도 없애 달라"고 당부했다.


교육부가 중·고교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문제로 지적돼 온 과제형 수행평가를 없애기로 했다.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훈령)' 일부 개정령안을 행정예고한 것이다.

교육부는 우선 기존 지침 별표에 규정돼 있는 수행평가의 용어 정의에 '교과 수업시간에'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앞으로 수행평가는 교과 담당교사가 '교과 수업시간에' 학습자들의 학습과제 수행 과정 및 결과를 직접 관찰하고, 그 관찰 결과를 전문적으로 판단하는 평가 방법"으로 정의된다. 수행평가는 수업시간에만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평가 운영방법을 규정한 부분에는 '정규교육과정 외에 학생이 수행한 결과물에 대해 점수를 부여하는 과제형 수행평가는 실시하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새로 넣었다.


과제형 수행평가는 수업 시간에 마무리하기 어려운 활동이나 과제를 집에서 해오도록 하는 것이다. 일회성 숙제도 있지만, '미술 작품 만들어 오기'나 '화분에 모종 심어서 관찰일지 쓰기', '사회·문화 현상에 대한 양적연구 보고서' 등과 같은 예체능·실험·보고서 등의 과제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 학교에 제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이미 2016년부터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을 통해 '과제형 평가를 지양하라'고 공지했으나 일선 학교에선 잘 지켜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학생들의 방과후 학습 부담을 가중시키고 사교육에 의존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 학생부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면서 평가는 교사가 직접 관찰하고 지도한 부분에 한정해야 '부모 찬스'를 막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면서 "기존 지침보다 강제성 있는 규정을 마련해 교사가 직접 관찰한 부분에 대해서만 평가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학생부 대필 금지 원칙도 신설했다. . 고등학교에서는 모든 학생들에 대해 학생부의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기재해야 하는데, '사용자(교사)는 직접 관찰·평가한 내용을 근거로 자료를 입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그동안 교사가 학생에게 학생부 작성을 맡기면, 과제형 수행평가와 마찬가지로 학부모나 입시컨설팅업체 등 사교육을 통해 작성한 뒤 제출하는 사례가 늘면서 학생부 불공정 논란도 불거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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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은 행정예고 및 규제 심사 등 절차를 거친 후 내년 1학기부터 바로 중·고교에 적용된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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