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고용 감소세 지속…같은 기간 해외직접투자는 급증
인적자원·자본 베트남으로 몰려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해야"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전북에서 봉제 공장을 운영하던 A기업은 2016년 베트남에도 공장 문을 열었다. 이후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른 2017년부터 점차 베트남 공장을 늘리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아예 국내 공장 문을 닫았다. 현재 한국에는 본사 인력 40명만 남겨둔 상태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 투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국내 제조업 생산과 고용은 악화일로에 빠지고 있다.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에 투자까지 위축되면서 국내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자꾸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근무제 확대, 갈수록 늘어나는 각종 환경ㆍ안전 규제 등 기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자ㆍ전기 이어 식료품까지 해외로= 20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고용과 해외직접투자 변화 추이'에 따르면 최근 제조업 생산과 고용의 동반 부진이 나타나는 동시에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019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제조업 생산(-2.1%ㆍ-0.8%ㆍ-0.7%)과 출하(-1.6%ㆍ-1.4%ㆍ-0.8%)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고 재고(4.6%ㆍ6.2%ㆍ8.4%)는 증가하고 있다.


제조업 고용은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으로 2018년 1분기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7만6000명이 감소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11월 노동동향'에 따르면 역대 처음으로 제조업 분야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에 7000명, 10월에 8000명, 11월에는 1만3000명이 감소했다. 특히 11월 감소폭은 통계 이래 최대치다.

"기업 엑소더스"…국내 제조업, 고용·생산 감소 악순환 원본보기 아이콘


이와 상반되게 제조업 해외투자액은 지난해 1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 전환한 이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제조업 해외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41.2%(34억달러) 증가했고, 2분기에는 14.3%(7억달러) 늘었다. 기계, 식료품 등 새롭게 해외투자가 늘고 있는 산업의 영향이 더해진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정권 초기부터 추진해온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기업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찾기 위해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에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금융, 부동산 등 해외투자 분야가 다각화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내 고용에 직격탄…"기업 우호적 환경 조성해야"= 전봉걸 시립대 교수는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건 걱정스러운 부분"이라며 "기업들이 떠나면 국내 산업 내에서 투자할 곳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건비, 세금 등 비용 경쟁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국내에서 경영하기 힘든 경우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기업들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기업 경영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새로운 연구개발(R&D)이나 신사업을 추진하려고 할 때 적극적으로 독려해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DB=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DB=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

김종욱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 책임연구원도 "제조업의 특성상 해외직접투자는 생산시설에 대한 해외투자일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산업의 국내 고용에도 직ㆍ간접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앞으로 산업의 업황이나 고용 향방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베트남으로 몰리는 기업들= 인적 자원과 자본은 베트남으로 몰리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낸 '해외투자와 인적자원의 인 앤드 아웃(In and Out)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신규 법인 수는 43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290개), 중국(235개), 일본(129개)을 뛰어넘는 숫자다. 투자 금액도 베트남이 상당액을 차지했다.

AD

올 상반기 베트남에 대한 투자 신고 금액은 19억1600만달러로 미국(76억5500만달러), 케이만제도(56억3900만달러), 중국(36억5500만달러)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투자 신고 건수는 1438건으로 베트남이 최다였다. 기업과 돈이 쏠리는 곳으로 지난해 해외체류 내국인 중 베트남에 거주 중인 국민은 17만2684명으로 미국(63만8283명), 중국(30만332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