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익 경위 "우유 훔친 부자, 시민이 준 20만 원 돌려주려 하더라"
[아시아경제 허미담 인턴기자] 인천 한 마트에서 배고픔을 참지 못해 1만원 안팎의 식료품을 훔치려다 붙잡힌 부자가 시민이 건넨 20만원을 돌려주기 위해 곧바로 뒤따라간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0일 오후 4시께 인천 한 마트에서 부자가 1만 원어치 식료품을 훔치다 적발됐다. 아들의 가방에는 우유 2팩과 사과 6개, 음료 등이 담겨 있었다. 아버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너무 배가 고파서 안 될 일을 했다"며 눈물 흘렸다.
부자의 사연을 들은 마트 주인은 선처했다. 담당 경찰인 이재익 인천 중부경찰서 경위는 부자를 훈방 조치하고, 식당으로 데려가 국밥을 대접했다. 이 경위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해당 사연이 화제를 모으자 이 경위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경위는 "현장에 직접 가보니 아버지와 아들이 울면서 피해자(마트 사장)에게 잘못을 빌고 있었다"면서 "마트 사장님은 우유·사과 등 약 1만 원 상당의 식료품을 피해품으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그는 부자에 대해 "(행색이) 초라했다. 아버지는 지병이 있으셔서 땀을 많이 흘리고 몸을 떨고 그런 상황"이라며 "4인 가족인데 아버지는 6개월 전에 실직해서 지금까지 직장이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가) 당뇨병하고 갑상선증이 있단다. 그래서 이제 힘든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던 거다. 그래서 택시 기사를 그만뒀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사정을 들은 마트 측은 아버지가 초범인 데다 피해액도 1만 원 정도밖에 안 돼 이들을 선처했다고 밝혔다.
이 경위도 훈방 조치를 결정하고 부자에게 국밥을 대접했다. 그는 "그냥 편하게 드시라고 옆에서 지켜봤다. (제가) 고기 많이 드시라는 말 정도만 했던 거로 기억을 한다"고 회상했다.
온정의 손길은 끝이 아니었다. 한 시민이 국밥집으로 들어와 20만 원이 든 봉투를 내려놓고 밖으로 나갔다. 이 경위는 "CCTV를 백업해 다시 확인한 결과 마트에서부터 사건을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다 지켜봤더라"며 "무슨 일일까 해서 지켜본 것 같고 저희가 국밥집으로 이동하는 것까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식사하고 있는 도중에 와서 20만 원이 들어 있는 봉투를 말없이 놓고 나가셨다"면서 "없는 형편이라면 눈앞에 놓인 현금에 욕심을 낼 법도 한데 아들이 (시민을) 바로 쫓아가 (돈을) 돌려주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모습을 보면서 아들의 타고난 인성이 나쁘지 않구나, 좋은 애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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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위는 식사를 마친 부자를 데리고 인근 주민센터로 향했다. 그는 "아버지한테 근로 의욕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굉장히 강력하게 일을 하겠다고 의사를 피력하셨다. 그런 내용을 사회복지사분한테 말씀드리고 최대한 노력을 해보겠다는 그런 답을 듣고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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