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개막했다. 7년 만에 성사된 오리지널 팀의 내한공연. 명실공히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명작. 이 뮤지컬의 매력을 보여주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남여 주인공 유령과 크리스틴 다에가 듀엣으로 부르는 넘버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을 빼놓을 수 없다. 듣는 순간 전율을 느끼게 하는 노래. 도입부에서부터 격정적으로 휘몰아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악기가 파이프 오르간이다.
오르간은 건반악기이자 파이프를 울려 소리를 내는 관악기다. 손건반이 4~6단으로 돼있고, 발건반도 있어 음역, 음량, 음색 등 모든 면에서 단독 악기로는 가장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다. 현악기의 소리도 흉내낼 수 있다.
그래서 모차르트는 20대 초반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영원히 모든 악기들의 제왕일 것"이라고 썼다. 오르간의 소리는 압도적이고 초월적이어서 유령이 여주인공을 매혹하는 장면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적합하다.
오르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또 다른 연주가 지난 10월19일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연주에서였다. 서울시향은 2부 공연에서 카미유 생상스의 교향곡 3번을 연주했다. 생상스는 평생 교향곡 다섯 곡을 만들었는데 두 곡은 전해지지 않는다. 남은 세 개 중 1, 2번은 연주되는 일이 많지 않고 주로 3번이 연주된다. 교향곡 3번은 '오르간'이라는 별칭이 있는데 곡의 후반 오르간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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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장소는 롯데콘서트홀이었다. 롯데콘서트홀은 국내 최초로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클래식 전용홀이다. 2016년 8월19일 롯데콘서트홀 개관공연에서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서울시향이 선택한 곡도 생상스의 오르간이었다. 파이프오르간에 대한 롯데콘서트홀의 자부심을 보여주는 공연이었다.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오르간은 독일 리거(Rieger)가 2년여에 걸쳐 만든 작품이다. 제작 비용만 25억원이 들었다.
롯데콘서트홀은 3년여 파이프오르간을 조율하는 시간을 거쳐 내년 회심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내년 9월19~26일 예정된 '제1회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악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오르간이지만 다른 악기에 비해 국제 콩쿠르는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롯데콘서트홀 파이프오르간의 소리는 세계 어느 공연장과 견줘도 될 정도라고 평가한다. 내년에는 우리도 세계적인 국제 콩쿠르를 개최하는 나라가 되는 것인지 자못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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