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카페 '성인물' 무방비 노출…구분 안해도 처벌없네
구분·격리 대여 규정 있지만
지자체 인력부족에 단속 미적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시간당 2000~3000원이면 자유롭게 만화책을 읽을 수 있는 만화카페. 다락방 같은 개인 공간에서 편안하게 만화를 보거나 음료와 식사도 즐길 수 있어 젊은층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만화카페를 찾은 이수아(21)씨는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여서 주말이면 종종 찾는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8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예전 만화방에서 진화한 형태의 만화카페는 2017년 기준 744곳에 달한다.
만화카페가 PC방이나 노래방에 이어 청소년 놀이문화 장소로 정착하자, 이를 악용해 장삿속만 차리려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서울 종각역 인근의 한 만화카페에는 표지에 '19세 미만 구독불가'라는 표시가 떡하니 붙은 만화책 수십권이 일반만화와 섞여 있었다. 만화카페는 주인에게 만화책을 꺼내달라고 하는 방식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선택해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나이어린 청소년도 성인 만화책을 언제든 접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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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만화카페 3곳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청소년이 구독해선 안 되는 성인만화가 일반만화와 함께 비치돼 있었다. 직원들은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준비하는 데 분주해 청소년이 성인만화를 꺼내 읽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어 보였다. 한 만화카페 측은 "새 만화책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직원 실수로 성인물이 일부 섞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정조치를 하고 수시로 직원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해명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은 만화카페가 청소년유해매체물을 구분ㆍ격리해 대여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별다른 처벌 규정이 없고 이를 단속해야 할 관할 지방자치단체들은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만화카페가 청소년이 성인만화를 접하는 장소로 변질된 것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성인만화의 경우 청소년이 구독할 수 없도록 관리하고 따로 분류해야 비치해야 한다"면서 "지자체와 협조해 만화카페의 성인만화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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