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할 때 기분어때?"…대학생 운동선수 인권침해 '심각'
"선배가 밤새도록 복도에 세워뒀습니다"
"생리를 뒤로 미룰 수 없냐고 했어요"
대학생 운동선수 10명중 3명 폭력 경험
성인으로서의 자기결정권 제한 '심각'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대학생 운동선수 10명 중 1명이 연습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선배가 가장 많았고 코치나 감독 순이었다. 구타 등 신체폭력 경험자는 3명 중 1명에 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7월부터 10월까지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회원대학을 중심으로 총 102개 대학, 4924명 학생선수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 운동선수의 31%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나 욕, 비난, 협박'을 들으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답했다. 선수의 33%는 구타 등 신체폭력을 경험했으며, 이 중 15%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인 신체폭력을 당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0년 인권위가 조사한 '대학생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에 나타난 11.6%보다 증가한 수치다. 가해자는 선배선수(72%), 코치(32%), 감독(19%) 순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도 심각했다. 선수의 9.6%가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으며 2명은 강간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폭력 피해는 '특정 신체부위의 크기나 몸매 등 성적 농담을 하는 행위', '운동 중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 행위'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선수와 남성선수 모두 주된 가해자는 남성선배와 코치로, 남성선수의 경우 동성간 성희롱 피해가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34%가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답해 대다수가 여전히 소극적인 대처에 그쳤다.
한편 선수들은 성인임에도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받았다. 선수 중 84%가 합숙 생활을 하며 외출ㆍ외박 시 일일이 보고와 허가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감시와 통제 속에서 생활했다. 또 선수 중 76%가 주말과 휴일에도 운동을 해야해 학업병행에 어려움을 느꼈으며, 60%는 학교 행사에 참여하지 못해 대학활동 기회가 박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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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성인인 대학생 선수들에 대한 일상적인 폭력과 통제가 심각함을 확인했다"라며 "대학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정책간담회를 개최해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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