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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로 자금 몰리지만…웃을 수만은 없는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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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외환보유 149억 싱가포르달러…4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나
10월에도 홍콩서 40억달러 이동…사태 악화 땐 아시아 연쇄타격
리셴룽 총리, 홍콩 시위대 비판에…현지진출 싱가포르 기업은 봉변

[아시아경제 싱가포르 서주미 객원기자] 홍콩 시위 사태의 장기화로 아시아 금융허브의 축이 싱가포르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3일 현지 언론과 싱가포르통화청(MAS)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외환보유액은 홍콩 사태 이후 큰 폭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 발발 이전인 5월 71억싱가포르달러(약 6조1300억원)였던 외환보유액은 6월에는 78억싱가포르달러로 늘었으며, 8월과 9월에는 각각 128억싱가포르달러, 149억싱가포르달러로 급증했다. 불과 4개월 사이 외환보유액이 2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지난 3년간 싱가포르의 외환보유액이 70억~80억싱가포르달러를 유지했던 것과도 대비된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외환보유액 급증의 배경으로 글로벌 자금의 탈(脫)홍콩을 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월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한 외화예금 규모가 40억달러(약 4조72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JP모건 역시 싱가포르 은행의 외화예금이 최근 몇 달간 급격히 증가했다고 전했다.


홍콩 시위로 자금 몰리지만…웃을 수만은 없는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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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싱가포르의 자금 대이동은 이미 예견됐던 상황이다. 지난 9월 싱가포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홍콩 시위의 장기화로 120개 기업이 홍콩을 떠나려 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91%가 대체지로 싱가포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 80%는 시위가 홍콩에 대한 투자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홍콩의 경우 중국에 속해 있어 정치적 리스크와 자본규제의 우려가 크지만 싱가포르는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싱가포르 안팎에서는 홍콩에서 싱가포르로의 급격한 자본 이동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두 지역이 아시아 금융허브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이지만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자칫 홍콩 상황이 악화할 경우 아시아 금융시장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쳐 싱가포르 역시 장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홍콩은 싱가포르의 다섯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자 네 번째로 큰 투자처이기도 하다. 2017년 말 기준 싱가포르의 홍콩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574억싱가포르달러이며 홍콩이 싱가포르에 투자하는 금액 역시 2018년 말 기준 610억싱가포르달러에 이르는 등 두 지역 경제는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10월 다른 국가의 정치적 사안과 관련된 집회를 불허한다는 성명을 내놓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콩 집회를 지지하는 싱가포르 시민이 최근 늘어나자 자국내 시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의 최근 홍콩 사태에 대한 발언이 홍콩 내 싱가포르 기업들에 불똥이 튀고 있다. "홍콩 시위대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아닌 정부에 굴욕감을 주고 무너뜨리기 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 발단이다. 이후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한 홍콩 지점은 리 총리와 집권당을 비난하는 낙서로 훼손되고 또 다른 지점은 화재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다. 싱가포르에 상장된 부동산기업인 메이플트리가 운영하는 쇼핑몰이 시위대의 공격으로 피해를 보기도 했다.




싱가포르 서주미 객원기자 sor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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