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단식 종료…어깨 무거워진 나경원 (종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자유한국당이 29일 황교안 대표의 단식 종료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려진 선거법ㆍ사법개혁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도 전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황 대표가 건강 악화에 따른 가족, 의사의 강권과 당의 만류로 단식을 마쳤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을 해왔다. 하지만 추운 겨울 청와대 앞에서 노숙 단식을 강행한 탓에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됐고 27일 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후 의식을 찾은 황 대표는 단식을 재개할 뜻을 밝혔지만 주변의 만류로 이를 접었다. 황 대표의 단식 기록은 8일이다.

전 대변인은 "어제 오후부터 미음을 조금씩 섭취하며 건강을 회복 중에 있다"며 황 대표의 건강상태를 전했다.

황 대표는 향후 전개될 공수처법·연동형 비례제 선거법 저지와 3대 친문농단의 진상 규명을 위해 총력 투쟁할 계획이다.

전 대변인은 "(황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계신 정미경 최고위원, 신보라 최고위원의 나라사랑 충정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며 "그렇지만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함께 투쟁하자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염려하며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이어질 투쟁에도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다만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황 대표의 병원 신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 발휘도 그 어느때보다 높게 요구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부터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향한 '하명수사'와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 등을 한 데 묶어 대여 공세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이들 의혹에 대해 '3종 친문농단 게이트'라는 이름도 붙였다. '조국 사태' 이후 대여 공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모처럼만에 다시 청와대와 여권을 직격할 수 있는 구실을 얻게 된 셈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3종 친문농단 게이트는 조국 게이트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문재인 정권의 권력형 게이트로 번지고 있다"며 "국정조사를 못하겠다는 여당은 스스로 이 정권과 범죄 공동체임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특히 이들 의혹은 그동안 수적인 열세로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나 원내대표에게 주도권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리더십 회복의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공세보다는 패스트트랙 협상 등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실론적 관점에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심하면 어떤 방식으로도 패스트트랙 법안의 표결 처리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