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품은 카드사들, ‘거점국가’ 작전

인니 품은 KB국민…자산 5위 여전사 FMF 인수
베트남 잡은 신한…SVFC 3분기 순익 123억원

[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 국내 양대 은행계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각각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두고 동남아 시장 선점하기에 들어갔다.

28일 KB국민카드는 할부금융과 카드사업이 가능한 인도네시아 내 자산 순위 5위 여신전문금융업체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의 지분 80%를 8128만달러(한화 약 949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1994년 설립된 총자산 3251억원, 자기자본 632억원, 임직원 9800여명 규모의 중형 업체로 최근 5년간 평균 5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할부금융 뿐 아니라 리스, 팩토링, 주택담보대출 등 현지 통화 관련 대출 상품 판매와 신용카드 사업이 가능한 종합여신전문금융회사다.

특히 인도네시아 전역에 지점 137개 등 총 248개에 달하는 광범위한 영업망을 바탕으로 할부금융 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여신 취급액 기준으로 오토바이 담보 대출과 내구재 대출은 각각 업계 3위, 자동차 담보 대출은 업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금융 당국의 승인 절차와 '인수통합작업(PMI)' 작업을 거쳐 이르면 내년 초 캄보디아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자회사로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1위 인구대국(2억7000만명)으로 KB금융지주 차원에서 사업 진출ㆍ확장 의지가 강한 곳이다. KB국민카드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KB국민은행의 '부코핀(Bukopin) 은행'을 필두로 KB손해보험, KB캐피탈 등 KB금융그룹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현지 정보나 영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소개ㆍ연계 영업을 펼치는 등 시장 조기 안착을 꾀할 방침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내수 시장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금융 수요 확대가 예상되고 인근 동남아 국가와 비교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여신 비율이 낮아 향후 두 자리 수 이상의 여신 성장을 기대하는 시장"이라며 "축적된 디지털 역량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현지에 이전하고 캄보디아에서 거둔 시장 조기 안착의 경험을 살려 인도네시아에서도 해외 진출 성공 신화를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일찌감치 베트남에 진지를 구축했다. 베트남에서 개인 신용대출 시장은 지난 3년간 63%에 이르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9600만명이며 특히 평균연령 30.9세로 잠재력이 더 큰 시장이다. 경제성장률은 평균 6.5%로,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신한카드가 올해 출범시킨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는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23억3800만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앞서 지난해 베트남 여신업체 가운데 4위인 푸르덴셜베트남파이낸스컴퍼니(PVFC)의 지분 100%를 1억5100만달러(약 1614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SVFC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신용대출 등을 하고 있다. 또 베트남은행협회(VNBA)에 회원사로 가입해 사업 모델을 확장시키고 있다.

신한금융은 그룹 차원에서도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가운데 지점이 가장 많다. 올해 3분기 기준 36개이고, 내년에는 4~5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신한카드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