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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은 정말 '부채의 함정'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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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은 중국이, 부채는 상대국이...19세기 제국주의 방식
가난한 국가들 상대로 한 국가적 '고리대금업'이란 비판 확산

(지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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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중국의 육·해상 실크로드 연결 초대형 프로젝트로 알려진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이 19세기 제국주의 시대 비서구 국가들을 옥죄던 '부채의 함정'과도 같은 위험한 사업이라고 비난받으면서 아시아 전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상당히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의 형태가 중국 금융으로 중국 기업이 수주받아 중국 자재로 설치한뒤, 공사대금만 해당 국가에 떠넘기는 형식으로 이뤄지면서 결과적으로 발생한 차관을 통해 해당국가의 대중국 의존도를 높이고, 내정간섭이 심해지는 환경을 만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외신들에 의하면 28일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은 올해 6월20일부터 한달간 아시아권 오피니언 리더 12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0% 이상이 일대일로 사업에 대해 중국이 영향력 확대를 위해 벌이는 '부채의 함정' 외교의 일환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설문조사는 RSIS가 아시아권 26개국 정부의 당국자와 재계, 학계, 비정부기구관계자, 언론종사자 등을 상대로 이뤄졌다.

특히 베트남(65.4%), 스리랑카(48.7%) 등에서는 일대일로를 부채의 함정 외교로 보는 비중이 매우 높게 나왔다. 이와함께 일대일로 사업이 주권을 훼손할 위험성이 있다고 보는 응답자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절반에 가까운 48.8%의 응답자가 일대일로와 관련한 위험으로 중국의 영향력에 취약해진다고 답했다. 일대일로 사업 추진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부채가 자국 재무건전성을 해치고, 중국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면서 중국이 내정간섭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난다고 보는 것.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이미지가 이처럼 좋지 않아진 이유는 해당 사업의 추진방식이 19세기 제국주의시대 서구열강의 방식과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실제 주권 훼손 위험성이 거론되는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항구 건설사업은 일대일로 사업의 실체를 보여준 사업으로 알려져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2010년부터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차관을 빌려 함반토타 항구 건설 사업을 시작했으나, 상업적 이용이 저조해지면서 적자가 누적, 결국 중국 국영항만기업인 자오상쥐(招商局)에 항만 운영권을 99년 기한으로 이전했다. 이후 친중국 성향의 정부가 들어섰고, 철도, 공항 등 각종 인프라 사업에 중국이 개입하게 됐으며, 2014년에는 스리랑카 콜롬보항에 중국 잠수함 두척의 정박이 허용되며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현재 스리랑카 정부의 채무 중 10% 이상이 대중국 채무로 알려졌다.

타지역의 일대일로 사업도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중국정부가 먼저 차관을 빌려준 후, 중국 건설사가 중국 노동자들을 데리고 들어가 건설을 시작하며, 자재들도 모두 중국산 자재를 사용한다. 결국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자국 자본으로 자국 기업들에게 수주를 주는 상황이 되며 대신 공사대금은 고스란히 해당 당사국의 채무로 들어간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의 사업은 지역 패권국가인 인도, 그리고 인도의 동맹국 미국을 동시에 긴장시켜 분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로인해 피해를 본 국가들에서는 일대일로 사업 자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성명이 늘고 있으며, 중국이 해당 사업의 자본유치를 위해 만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역시 가난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고리대금업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향후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경계와 비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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