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14일 서울 중구 아시아경제 사옥에서 열린 '한국경제, 올해 하반기 반등 가능한가'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1년 넘게 계속된 미ㆍ중 무역전쟁은 부분 합의를 놓고 양국 간에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농산물 수출을, 중국은 부과된 관세를 되돌리는 의제를 놓고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ㆍ중 무역전쟁은 두 나라의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침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분쟁이 계속될 때 양국의 손실은 더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체면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9월 미국의 수출은 1조2420억달러, 수입은 1조891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과 수입이 모두 다소 감소했으나 상품수지 적자는 오히려 35억달러가 증가했다.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적자가 증가한 것은 수입처를 중국 대신 제3국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만 관세를 물린 것은 아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등쳐먹는 나라들을 손보겠다"고 공언한 것과 달리 미국의 적자는 전혀 감소하지 않았다.
사실 적자 규모가 크고 기조적 적자를 보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수출을 초과하는 수입이 오랫동안 가능한 것은 미국이 시뇨리지, 즉 화폐 주조 차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 고(故) 지스카르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이 조어했듯이 달러화 중심의 국제 통화 질서에서 미국이 누리는 '얼토당토 않은 특권'이다.
미 정부의 관세 수입은 매달 증가해 9월에는 7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다수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이 관세는 대부분 수입 업체와 소비자가 부담한 것이다. 결국 기업, 소비자와 대중 농산물 수출이 묶인 농부들이 무역전쟁의 희생양인 셈이다.
한편 올해 1~9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3420억달러, 대미 수입은 788억달러로 전년(수출 9326억달러ㆍ수입 3950억달러)보다 엄청나게 감소했으며 대미 흑자도 2632억달러로 반 이상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전체 교역 규모는 큰 변화가 없다. 상품수출은 1조7952억달러, 수입은 1조4319억달러로 전년 대비 수출은 오히려 늘었으며 수입은 감소해 상품수지 흑자는 100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수입이 감소한 것은 중국 경제가 취약해졌다는 신호로 보인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은 6%로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는 분야는 가치 사슬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설문에 응한 중국 기업의 93%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600개 다국적 기업의 82%가 관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로 일정 수준 이상 공급망을 이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상당수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이나 대만을 경유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치 사슬의 재편은 결국 일자리가 줄어들 중국 노동자들에게 가장 큰 피해가 돌아가게 될 것이다.
비록 미ㆍ중 무역전쟁이 양국 모두 경제적 손실을 보았지만 정치ㆍ외교적 관점에서 두 나라의 입장은 다르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국가 핵심이익을 대외 정책기조로 삼고 있다. 미ㆍ중 무역전쟁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이 무역전쟁에서 물러서지 않는 것은 국가 핵심 이익을 굳건히 지킬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냄으로써 초강대국 위상을 인정받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로 볼 수 있다.
얼마 전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은 장기적 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해 동맹과 세계무역질서를 망가뜨리는 것을 더 선호할 수 있다는 전 백악관 보좌관의 발언을 인용했다. 이는 중국이 무역전쟁을 세계 패권 국가로 한걸음 더 나가는 디딤돌로 여길 수 있다는 의미이며 자칫 앞으로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함의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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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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