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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3법' 통과되면 달라진 금융생활… "맞춤형 금융상품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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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가는 주말에만 보험 들고
장 보러 가는 날만 카드 할인 받고
군더더기 없는 알짜 혜택 챙길 수 있어

데이터 3법의 '모(母)법' 성격을 지닌 개인정보보호법이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고 신용정보법과 정보통신망법도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를 앞두고 있다. 연내 통과가 유력시된다. 데이터 3법으로 금융회사들이 개인의 다양한 금융ㆍ비금융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롭게 다가올 금융의 미래를 짚어봤다.[편집자 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나주석 기자, 권해영 기자, 문혜원 기자] 2022년 대학에 입학한 조미래씨는 자신의 첫 신용카드를 발급하기 위해 페이스북 친구 관계를 조사했다. 지난 1년간 온라인쇼핑몰에서 무엇을 구매했는지 구매 기록도 따져보고 나서야 신용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금융거래 실적이 부족해 신용을 평가할 수 없던 조씨는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회사의 도움으로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었다.

풍경사진을 찍는 게 취미인 박내일씨는 출사를 나갈 때마다 카메라 보험을 든다. 휴대폰으로 고액의 카메라와 렌즈에 대한 보장을 설정하면 자신이 원하는 시간 동안 파손보험을 구입할 수 있다. 또 주말에만 자동차를 타기 때문에 운전하는 시간과 거리만큼만 자동차보험료를 낼 수 있어 보험료도 절약할 수 있다.


데이터 3법 통과 이후 개인의 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지면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이나 금융거래 이력이 없는 대학생이 온라인쇼핑몰 구매 기록으로 높은 신용을 평가받거나 자신에게 필요한 보험을 뽑아 가장 저렴한 보험사를 골라주는 '비스포크(Bespoke) 보험'이 등장할 전망이다. 자신에게 꼭 맞는 '주문 제작' 신용카드도 이용할 수 있다.


우선 비금융정보 전문 신용평가(CB)회사의 출현은 금융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을 크게 높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 게시물, 통신료ㆍ가스 등 요금 납부 내역 등으로 신용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회사들이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한 주부, 대학생 등에게도 카드 발급,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해외에선 이미 개인정보를 활용한 금융서비스가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 미국의 'FICO'사(社)는 통신료와 공공요금 납부정보 등을 활용한 신용위험 측정모형을 개발해 약 1500만명의 금융이력 부족자에 대한 신용점수를 새롭게 산출하면서 신용관리에 새로운 모델을 창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데이터 위주의 신용평가에서 비금융정보로 신용평가하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할 것"이라면서 "성실하고, 건전하게 살아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용등급에 반영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사업자 특화 신용평가사도 등장한다. 담보가 없는 자영업자라도 카드사 매출 자료, 민원 내역 등을 활용해 신용을 평가하고 다양한 대출모형 개발이 가능해진다. 마케팅 전략 수립, 상권분석, 다양한 대출모형 개발 등 서비스는 물론 자영업자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도 기대된다.


마이데이터 산업의 등장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신용관리나 자산관리 정보가 한 곳에 모인 상태에서, 빅데이터 기업을 통해 개인에게 금융활동 등을 자문해주는 일이 가능해진다.


내 소비패턴에 꼭맞는 밀착형 카드도 내 손에 들어온다. 지금껏 신규 신용ㆍ체크카드를 발급받을 때 각 카드사가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된 혜택을 주는 '기성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카드사가 A마트에서 구매 시 0.1% 할인혜택을 주는 신용카드를 내놓으면 주말에만 A마트를 이용할 경우 평일에는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앞으로는 카드사가 통신사를 통해 A마트의 고객 이용이 가장 활발한 날짜나 요일, 시간대, 연령대 등의 정보를 받아, 고객의 연령대, 시간대 등에 따라 각각 다른 카드 상품을 세분화해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고객이 잘 모르거나 원치 않더라도 포함된 '군더더기' 혜택은 빼는 대신 더 유용한 혜택을 많이 넣을 수 있는 것이다.


또 내가 가입한 보험 내역을 조회하고 중복가입 여부나 암 등 보장이 부족한 부분을 세분화해 진단할 수 있게 된다. 설계사의 권유로 가입하는 보험 대신 직접 보험상품을 비교 검색하거나 보장내역ㆍ약관 확인도 실시간으로 가능해 맞춤형 상품을 고를 수 있다.


보험 비교로 보험료도 낮출 수 있다. 2012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설립된 '더 지브라(The Zebra)'는 자동차 보험 비교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운전자는 자신이 소유한 차량 종류 등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자동차보험 견적을 비교할 수 있다. 올해 200여개 보험사로부터 1800개 이상 자동차 보험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운전자들이 연간 평균 368달러, 한화로 약 43만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실시간 보험 정보 수집이 가능해 필요할 때 켰다가 끌 수 있는 '온디맨드(on-demand)' 보험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온디맨드 보험의 대표적인 예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NH농협손해보험 해외여행자보험으로, 내가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만큼 보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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