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미·중 무역전쟁에 韓성장률 0.34%p↓…中 부진 더욱 우려"
'중국경제의 위험요인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
성장률 하락폭 타이완 이어 두번째…中경제 의존도 낮춰야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0.34%포인트 떨어뜨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무역전쟁에서 미국 보다는 중국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중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앞으로 더욱 클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발표한 '중국경제의 위험요인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중간 관세부과가 모두 실현되면 우리 경제성장률은 주로 중국경제의 둔화에 따라 0.34%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KDI는 올해 12월까지 부과하기로 공표된 관세가 모두 현실화된다는 가정에 따라 국제산업연관표를 기반으로 거시경제 영향을 분석했다.
이런 하락폭은 대중국 수출이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타이완에 이어 전체 43개국 가운데 두번째로 높았다. 그만큼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중국경제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 경제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6.8%로, 미국이 차지하는 12.0% 보다 크다.
KDI는 미국의 관세부과로 중국의 내수가 더 크게 위축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수출이 줄고, 이는 중국의 소득감소로 이어진다. 소득이 줄어들면 중국 내수가 위축되고, 결과적으로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특히 보고서에서 "미중간 관세부과의 부정적 영향은 중국내 기업 실적에 일차적으로 나타나고, 궁극적으로는 자산시장과 정부재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KDI는 중국경제 전망에 대해 "기업 부문이 대외 충격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이 연 6%성장률을 지키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KDI는 기업 수익성 뿐 아니라 금융, 부동산까지 악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최근 적자기업수가 다시 급증하고 총자산순이익률도 3% 초반까지 하락했다. 건설, 기계 등은 소비관련 산업 보다 수익성이 낮고 부실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또 채무불이행 기업도 지난해부터 크게 상승해 올해 1분기에만 4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역시 파산사례가 발생하고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중소 민간기업 위주로 자금난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은행의 전체 부실규모가 최근 3년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조정되고 있는 점도 중국 경제에 부담이다. 가계 채무불이행이 증가할 수 있고 부동산 경기 둔화로 지방정부의 토지판매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 이는 부동산 개발 의존도가 높은 지방재정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지방정부의 채권발행 잔액은 인프라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용 지방채 발행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 중국의 정책대응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정과 통화, 외환시장정책이 대표적인 거시정책인데, 과거와 비교할 때 운신의 폭이 좁다"고 언급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중국의 재정적자는 균형에 가까워 GDP의 6% 이상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재정수지 적자비중이 -6%에 달한다. 기준금리도 이미 낮아진 만큼 단계적 인하 여력이 없다는 판단이다.
그는 중국 경제 둔화 영향으로 우리나라 성장률이 0.34%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해 "이미 부과한 부분과 올해 12월까지 미국이 나머지 600개 품목에 대해 추가관세를 부과한다는 가정을 합친 것"이라면서 "올해와 내년에 걸쳐 반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돈 있어도 아무나 못 누린다"…진짜 '상위 0.1%'...
이어 "대외충격 완화를 위해 경제활력을 제고하고 새로운 국제통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통상·산업정책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