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CATL의 경쟁력 뒤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이 있어
-화웨이 따라하는 CATL … 서방국의 새 걱정거리 될까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터리인데, 하나의 중국 기업이 배터리 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중국의 잘 알려지지 않은 배터리 제조회사가 세계 1위가 되기까지 중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배터리 굴기는 첨단기술 굴기의 대명사인 화웨이 만큼이나 미 정부가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BMI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올해 생산능력 기준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로 등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CATL의 순이익은 3억달러 수준으로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까지만 해도 시간당 27GW(기가와트)로 1위인 LG화학에 뒤쳐졌지만, 향후 10년간 매년 20GW의 생산능력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덕에 2028년에는 연간 420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독보적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가파른 확대는 중국의 전기차 산업 발달과도 연관된다.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210만대 가운데 60%를 판매했고 앞으로도 빠르게 전기차 시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WSJ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CATL이 세계 1위로 등극한 데에는 자국 기업을 키우려는 정부의 보호 정책이 뒷받침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에서 외국계 자동차기업들에 수 년간 중국 기업의 배터리를 탑재하도록 압력을 가해왔다는 것이다.


초기에 CATL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대량 생산할 수 있었던 유일한 회사였기 때문에 정부의 중국산 배터리 탑재 강요는 CATL의 배터리 탑재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WSJ은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LG화학과 파나소닉 등 선진 배터리 제조기업들과 이미 계약관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었지만, 중국 정부의 자국 배터리기업 밀어주기 정책 때문에 이 모든 거래들이 엉망이 됐다고 지적했다.


WSJ은 중국 정부가 첨단 기술과 제품 개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장악은 미국과 유럽 정책 입안자들에게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컨대 미 정부는 통신장비업체 1위인 화웨이를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경계하고는 있지만 전기배터리업체 1위인 CATL에는 별다른 경계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CATL이 현재 부서 운영 구조, 기업문화 뿐 아니라 기술개선을 위해 연구개발(R&D)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사업 방향 마저도 화웨이의 행보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CATL이 이미 한국, 일본과의 경쟁력 격차를 상당히 줄였다고 보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결국 CATL이 산업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다고 판단해 이제는 자발적으로 CATL과의 장기적인 거래 계약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CATL은 이제 중국을 넘어 중국 밖으로도 위협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 첫 해외 공장을 건설 하기 위해 2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는데, 이 공장은 2021년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고돼 있으며 BMW를 첫 주요 고객사로 확보해둔 상태다. 미중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오는 12월에는 디트로이트에 미국 판매 사무소도 오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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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배터리 생산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정치적 장애물만 없다면 CATL은 다음 단계로 북미 지역에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CATL이 북미에 배터리공장을 짓는다면, 유럽에 이은 해외 두 번째 공장이 된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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