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로 버텨볼까"..10년 걸려 진단받는 편두통
두통학회, 편두통환자 실태조사결과
진단까지 평균 10.1년 소요..21년 넘기기도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편두통이나 비슷한 증세를 겪는 이는 많지만 실제 병ㆍ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이는 적다.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편두통이나 기타 두통증후군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해마다 100만명이 조금 넘는 수준(최근 5년 기준 연평균 104만2782명)이다. 당뇨병으로 진료받는 이가 연간 280만명을 넘는 걸 감안하면 예상보다 적은 수준이다.
대한두통학회가 최근 발표한 '편두통환자 삶의 질 실태' 조사결과를 보면, 국내 편두통 환자의 경우 제대로 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10.1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한달에 평균 12일 이상 두통을 경험하며 일상에 어려움을 겪음에도 실제 진단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21년 이상 걸렸다고 답한 이도 14%에 달했다.
반면 증상을 겪고 바로 병원을 찾는 이는 8명 가운데 한명 꼴로 많지 않았다. 진통제를 먹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 소극적 치료ㆍ관리로 방치해 더 나빠질 가능성도 크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을지대 을지병원을 연구거점으로 해 수도권 주요 병원 신경과를 찾은 편두통환자 207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조수진 한림대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질병부담 2위 질환으로 활동이 왕성한 청ㆍ장년층 환자비율이 높아 사회경제적 부담이 높지만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는 3명 중 한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자 삶의 질이 저하되고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해 편두통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환자에게 적절한 진단과 치료기회를 줄 수 있는 사회적 환경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두통은 사춘기나 이른 성인기에 주로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장년 들어 첫 증상을 보이는 이도 있다. 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선 아직 편두통과 관련한 역학통계가 없으나 미국 등의 사례를 토대로 전체 여성의 15~30%, 남성의 3~13% 정도가 편두통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설문에서도 한달에 4일 이상은 두통으로 학습ㆍ작업능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증상이 심해 결석ㆍ결근을 한달에 하루 꼴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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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이 나빠진다는 얘기다. 장애정도를 확인하는 평가결과를 보면 10~40대 편두통 환자 10명 가운데 7명은 질환으로 일상 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겪는 4등급에 해당됐다. 우울증을 동반하거나 불면ㆍ불안, 공황장애 등 편두통으로 심리적 문제를 겪는 이도 있다.
안진영 서울의료원 신경과장은 "편두통 환자들은 편두통 발작시 극심한 고통으로 학업이나 사회생활을 거의 수행하지 못할 뿐더러 편두통이 없어도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증상이 우려돼 일상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경향이 있다"며 "죄책감이나 주변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 큰 만큼 환자가 겪는 고통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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