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영구정지돼 해체를 앞두고 있는 고리1호기 전경.

2017년 영구정지돼 해체를 앞두고 있는 고리1호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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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부산)=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2017년 영구정지돼 해체를 앞두고 있는 고리1호기를 29일 오후 찾았다. 울산역에서 차로 1시간여를 달려 고리1호기가 있는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정문에 도착했다. 국가보안시설인 원전을 눈으로 보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전 출입신청을 하고 정문에서 신분증을 방문증으로 교환한 뒤 원전 내부를 운행하는 버스를 다시 타고 고리1·2호기 발전소 건물 입구에서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은 발전소 내부로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다.


출입사무소를 통과하자 가장 먼저 발전소를 둘러싸고 있는 차수벽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교훈으로 쓰나미를 막기 위해 설치된 콘크리 구조물로 해수면으로부터 10m 높이로 세워져 있었다.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터빈룸으로 들어섰다. 2년 전까지만해도 원자로에서 증기를 받아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했었다. 현재 이 터빈은 멈춰서 있지만 건너편에 위치한 고리2호기 터빈이 돌아가는 소리가 생생히 들려왔다. 권양택 고리원전 1·2호기 발전소장은 "고리1호기의 건설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21번째 원전 보유국이 됐고, 오늘날과 같은 원전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틀이 됐다"며 "영구정지되기 전까지 40년간 고리1호기는 1560억kWh, 부산지역 전체가 약 8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을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터빈룸을 거쳐 운전원들이 근무하는 주제어실로 향했다. 각종 제어판에 부착된 '영구정지'라는 글자가 해체를 앞둔 고리1호기의 상황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었다. 지금은 잔열 냉각설비 등만 일부만 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상 운전중에는 10명이 근무했지만 지금은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기 관리하기 위한 최소 인원 5명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권 소장은 "사용후핵연료 485다발에 대한 냉각유지 등을 위한 인력이 근무를 하고 있다"며 "사용후핵연료가 임시(건식)저장시설로 옮겨지기 전까지 냉각·전력·방사선 감시설비 등은 그대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수원은 해체사업을 총괄하며 본격적인 고리1호기 해체를 준비하고 있다. 고리1호기는 사용후핵연료를 습식저장소에서 5년 이상 냉각한 뒤 발전소 외부로 사용후핵연료를 인출해 원전해체를 진행하는 즉시해체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체에 최소 15년6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12월 해체계획서 초안을 작성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주민 의견을 수렴해 내년 6월께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원안위 승인 후 이르면 2022년 6월부터 본격적인 해체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임시(건식)저장시설 건설에 대한 정책결정이 늦어지면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리1호기 습식저장소에 있는 사용후핵연료 485다발을 보관하려면 조밀건식저장모듈(맥스터) 10기가 필요하다. 당초 2025년까지 건설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통한 논의가 진행 중인 탓에 부지만 확보해 놓고 아직 착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수원은 건설에 약 7년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내년에 건설을 시작해도 빨라야 2027년에나 사용후핵연료를 발전소 외부로 이동시킬 수 있는 것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인출해야 본격적인 원전 해체작업을 할 수 있다.


해체 작업이 완료되면 발전소 부지에 대한 안전성을 조사하고, 규제기관의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부지를 개방하게 된다. 개방된 부지는 녹지로 복원되거나 산업용지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권 소장은 "복원 부지의 활용방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일단 녹지로 복원한 뒤 향후 고리2호기 부지와 함께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전 해체 기술 확보도 숙제다. 정부는 독자기술을 통해 고리1호기를 해체하고 이를 통해 세계 원전해체 시장 진출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수원이 미국 등 해 외사례 분석을 통해 도출한 원전해체에 필요한 상용화기술은 설계·인허가, 제염, 해체, 폐기물관리, 부지복원 등 총 58개다. 한수원은 이미 확보하고 있는 41개를 제외한 17개 기술 중 올해 말까지 10개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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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가 진행 중인 신고리5·6호기. 9월말 현재 종합공정률은 49.9%다.

공사가 진행 중인 신고리5·6호기. 9월말 현재 종합공정률은 49.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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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5·6호기는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올 9월말 현재 종합공정률은 49.9%다. 2016년 먼저 공사를 시작한 신고리5호기의 경우 돔을 제외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모양을 갖추고 있고, 1년 뒤 착공한 6호기는 아직 철골 구조물이 드러나 있었다. 공사비 8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신고리5·6호기는 각각 2023년3월, 2024년 6월 준공될 예정이다. 신고리5·6호기는 각각 시간당 14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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