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등성명·이성교제시 삭발…'학생선수 기숙사' 인권침해 심각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합숙소 내 단체기합과 구타 여전…성폭력 위험도
24일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개최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전국 380여개 학생선수 기숙사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학생선수가 겪는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기합 등 폭력은 만연했으며, 성폭력 사건도 드러났다.
인권위가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학생선수들이 겪는 인권침해는 특히 상시합숙소에서 심각했다. 인권위가 적발한 한 기숙사의 경우 일요일 저녁부터 금요일 저녁 귀가 시까지 학생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으며, 이성교제가 적발될 시 삭발을 강요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관등성명 외치기, 인원보고 1일 4회 실시, 의류 각 잡아 개기 등 '병영적 통제'와 규율로 인권침해가 이뤄졌다.
또 특별조사단은 이번 조사에서 학생선수 기숙사 내에서 발생한 4건의 폭력 및 성폭력 사건을 확인했다. 가해자 및 피해자에 대한 면담조사를 실시해 합숙소 내 상습 구타와 단체기합, 동성 선수에 의한 유사 성행위 강요, 성희롱 및 신체폭력 등의 사례가 드러났다.
한 피해자는 중학교 때 코치로부터 개인적 만남과 음주를 강요받다가 고등학생이 된 후 성폭행 당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이뤄졌으나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학교폭력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등 2차 피해로부터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했음이 드러났고 특별조사단은 밝혔다.
시설의 안전관리도 미흡했다. 체육중고와 초등학교 1곳을 제외한 379개 기숙사 가운데 80개 기숙사가 스프링클러 시설이 없었다. 한 학교는 스프링클러가 있는 곳으로 보고했으나 노즐을 모두 제거하여 제 기능을 못하거나, 합숙소가 아닌 운동부 휴게시설로 신고하고 선수 전원이 생활하는 공간이면서 스프링클러가 아예 없는 사례도 적발됐다.
또 체육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제외한 전국 초·중·고 학생선수 기숙사 약 380개 중 157개 기숙사에서 근거리 학생을 포함한 상시적인 합숙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선수 기숙사 운영과 관련해 관련법에서는 원거리(통학거리 1시간 이상) 통학생을 위한 시설조건을 갖추고 교육청의 승인을 얻은 경우 제한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인권위는 오는 24일 오후 2시 서울YWCA 대강당에서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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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애 인권위원장은 "토론회를 통해 학생선수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즐겁게 운동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서 학습권도 놓치지 않도록 제반 여건을 마련해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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